‘굴러온 돌이 박힌 돌을 뽑는다.’ 최근 심심찮게 보도되는 국내 생태계 상황이 이 말 그대로다. 육식성 열대물고기 피라니아까지 침투해 먹이사슬을 교란하는 등 토종 생태계를 위협하고 있는 것이다. 관상용 혹은 사육용으로 기르기 위해 들여온 후 그 효용이 다하자 어떠한 조치도 없이 방사해 버렸기 때문이다. 누가 한 짓인지 처벌을 하고 싶어도 방법이 없다. 익명성의 그늘에 숨어 책임감을 상실한 행동이라 볼 수 있다.
한 포털 사이트에는 난임 부부가 한 아이를 입양해 기르다가 다섯 살이 되던 해 친자가 생기자 파양하고 싶다는 글이 올라 이를 성토하는 목소리가 높았다. 아이마저도 필요에 의해 취하거나 버리는 상황이 된 것인가. 무책임의 극치를 보여주었던 속옷 바람의 세월호 선장의 모습도 떠오른다.
책임감이란 내가 해야 할 임무나 역할을 중요하게 여기는 마음이다. 동시에 내가 한 행동이 내 주변에 어떤 결과를 낳을지에 대한 통찰이기도 하다. 나 하나쯤이야 괜찮겠지 하는 생각은 사회에 큰 혼란을 불러오기도 한다. 작게는 내 일과 일상에서부터, 크게는 사회 전반의 현상에까지 나부터 먼저 책임감을 갖고 행동하는 것이 이 사회의 혼란을 줄이는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지난해 흥행했던 영화 ‘명량’이 그렸던 이순신 장군의 정신, 즉 나라와 백성에 대한 투철한 책임감이 지금 이 시대에 필요한 모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