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동신초교 학생들, 레미콘-트럭 뚫고 1년 넘게 위험한 등하교
14일 서울 성북구 동신초등학교 앞 횡단보도에서 수업을 마친 학생들이 길을 건너려고 기다리고 있다. 공사 차량이 수시로 오가지만 안전대책이 없어 학부모와 아이들은 항의 표시로 교문 앞 나무에 빨간색 리본을 걸어 놨다. 홍진환 기자 jean@donga.com
동신초교 학생 400여 명은 1년 넘게 이처럼 위험천만한 등하교를 감수하고 있다. 지난해 5월 보문3구역 재개발(1186채) 공사가 시작되고 학교 앞에 공사차량 진·출입로가 생긴 탓이다. 공사는 2017년 1월 완공 예정으로 현재 터파기 작업이 한창이다. 진·출입로는 모두 2곳이지만 대부분의 차량은 도로와 붙은 이곳을 이용한다.
이곳은 제한속도가 시속 30km인 ‘어린이 보호구역’이다. 경사가 가파르고 S자 형태로 구부러진 도로라 평소에도 사고 위험이 높은 곳이다. 여기에 각종 건설자재를 실은 대형 화물차와 레미콘 차량까지 드나들자 학부모들은 불안감을 호소하고 있다.
성북구는 “권한이 없다”며 사실상 손을 놓고 있다. 성북구 관계자는 “진·출입로 폐쇄 여부는 구청에 권한이 없고 조합이나 시공사에서 판단할 문제”라며 “민원이 제기됐으니 협의는 하겠지만 무조건 폐쇄하기는 어렵다”고 밝혔다.
시공사 관계자는 “학교 쪽이 아닌 다른 방향으로 진·출입로를 만들려고 했지만 공사장 구조 때문에 어려웠다”며 “주민들과 협의를 통해 아이들이 안전하게 등하교할 수 있도록 조치를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조영달 기자 dalsara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