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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성듀오 테이스티. 사진제공|울림엔터테인먼트
소속사 협의 없이 독단적 선택 논란
중국 현지 브로커 유혹에 이탈 가속
그룹 엑소의 크리스, 루한, 타오 등 중국인 멤버들이 소속사 SM엔터테인먼트(SM)와 협의 없이 중국 활동을 시작한 데 이어 중국인 듀오 테이스티(대룡·소룡·사진)가 그 뒤를 잇고 있다. 테이스티 역시 소속사와 어떤 협의도 하지 않았다. 중국 출신 연예인을 보유한 기획사들은 이 같은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나름의 예방법을 강구해왔지만 이탈은 계속되고 있다.
테이스티는 15일 웨이보를 통해 “8년에 걸친 한국 생활이 종료된 것을 알려드린다”며 중국 독자활동을 선언했다. 이들은 “회사와 협상할 수 없는 일이 많았고 긴 시간 고려해 결정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소속사 울림엔터테인먼트 측은 “일방적 주장”이라며 적절히 대응하겠다는 입장이다.
이 같은 중국 멤버들의 이탈은 현지 브로커들의 엄청난 영입 공세가 가장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라고 기획사 관계자들은 말한다.
전속계약 기간이 남아 있다 해도 이탈 멤버에 대한 법적 대응 역시 녹록치 않다. 소속사가 국내 법원에 소송을 제기해도 그 판결의 영향이 중국에까지 미칠 리 만무하다. 현지 소송의 경우에는 한국 기획사 측이 원하는 결과를 기대하기도 어려운 실정이다.
이런 상황에서 엑소의 이탈 멤버들에 대한 SM의 조치가 시선을 모은다. SM은 크리스, 루한을 상대로 현지 법원에 손해배상 등 소송을 제기했고, 레이와 에프엑스의 빅토리아 등 다른 멤버들에게는 1인 기획사 형식의 ‘공작실’을 만들어줘 자율적인 중국 활동을 보장해주는 ‘실험’도 하고 있다.
그 결과와 성과는 중국인 멤버가 포함된 많은 그룹의 향후 행보에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한 음반기획사 관계자는 “외양간을 아무리 고쳐도 소는 잃는다”고 말한다. 현재 미쓰에이, 피에스타, 유니크, 전설 등 중국인 멤버가 소속된 그룹들이 활발히 활동하는 가운데 이탈 사태가 언제든 재발할 수 있다는 우려다.
김원겸 기자 gyumm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