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트렌드 생활정보 International edition 매체

입국∼입촌 3차례 검역, 메르스 완벽 차단

입력 | 2015-07-20 03:00:00

[미리 보는 ‘광주 U대회 백서’]
“선수들 귀찮아도 과잉대응이 낫다”
불안해하던 참가자들 전폭 신뢰로




자원봉사자(왼쪽)가 발열감지기를 통해 경기장에 입장하는 사람들의 체온을 체크하고 있다. 대회 조직위원회는 메르스에 대비해 발열감지기 117대를 설치했다. 광주 유니버시아드대회 조직위원회 제공

메르스는 개막을 앞둔 광주 유니버시아드대회의 가장 큰 악재였다. 메르스 때문에 손연재(21·연세대)와 금메달을 다툴 것으로 화제를 모았던 여자 리듬체조 세계 1위인 러시아의 마르가리타 마문(20)이 불참을 통보했다. 일부 국가는 선수단 파견 취소를 검토하기도 했다. 국내 일각에서조차 개최를 반납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가 나왔을 정도였다.

광주는 “대회 준비에 차질은 없다”며 메르스 발병 초기부터 민관공동대책본부를 꾸려 대응에 나섰다. 전문 의료진을 대거 참여시켜 실질적인 조치가 가능하도록 했다. 특히 해외 선수들의 국내 동선 전 과정을 통제하고 관리하는 데 주력했다. 공항 입국 시 발열감지기를 통해 1차 검역을 실시하고, KTX로 광주송정역에 도착한 선수단을 대상으로 2차 검역을, 선수촌 입촌 시 3차 검역을 실시해 발열 및 호흡기 증상을 체크했다. 국제대학스포츠연맹(FISU) 관계자들로부터 지나친 조치가 아니냐는 반응이 나올 정도였다. 이를 위해 선수촌과 경기장, 메인미디어센터 등에 발열감지기 117개를 설치했으며 메르스 의심환자를 치료하는 선별 진료소와 격리실 53곳을 운영했다. 대회 조직위원회 관계자는 “메르스에 대해서는 선수들이 귀찮더라도 과잉대응을 하는 게 원칙이라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개막 이후 메르스에 대한 막연한 우려는 안전에 대한 확신으로 바뀌었다. 일본의 교도통신은 기획기사를 통해 한국의 메르스 대처 능력을 높이 평가했다. 광주의 ‘과잉 대응’을 염려했던 FISU의 클로드루이 갈리앵 회장은 폐회를 앞두고 “걱정을 많이 했지만 전 세계 선수들에게 안전한 대회를 만들어 줬다. 이번 대회는 메르스로부터 안전했다”고 평가했다. 미국의 육상 선수 돈드리 에컬스는 “메르스가 걱정돼 처음에는 대회에 불참하려고 했다. 하지만 막상 광주에 와 보니 쓸데없는 걱정을 했다는 것을 알게 됐다”고 말했다. 광주 유니버시아드는 ‘메르스와의 싸움’에서 완승을 거두며 해외 선수단은 물론이고 외국 관광객들에게 ‘한국은 메르스로부터 안전한 곳’이라는 믿음을 심어줬다.

이승건 기자 wh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