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은 21세기 국가 인프라다. 국가 재난망은 물론이고 모바일 통신의 급증으로 주파수 수요가 급속히 늘어나자 미국 일본 유럽의 71개국은 700∼800MHz대 전부를 통신에 할애했다. 미국은 이미 경매로 191억 달러(약 22조 원)를 받고 통신사에 팔았으며 이것도 모자라 현재 방송사들이 사용하고 있는 600MHz대까지 통신용으로 바꿀 예정이다. 방송사들이 기술개발을 통해 주파수를 효율적으로 사용하면 남으니 통신용으로 더 내놓으라는 것이다.
▷KBS MBC SBS는 700MHz대를 초고화질(UHD) TV에 사용하겠다면서 이런 방향이 공익에 더 부합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지상파가 직접 쏘는 전파로 TV를 보는 가구는 전국에서 6% 정도에 불과하다. 대부분 케이블이나 위성, 인터넷TV(IPTV)로 보기 때문에 6%를 위해 지상파가 직접 주파수를 갖는 것은 전파 낭비다. 아날로그가 디지털TV로 전환하는 데 10년이 걸렸듯 UHD로 전환하는 데는 앞으로 20년 이상 걸린다. 방송카메라와 장비 산업이 발달해 UHD 전환을 가장 서두르는 일본도 UHD를 케이블과 위성을 통해 송출하기로 했다.
신연수 논설위원 ysshi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