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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KOVO컵에선 강화된 네트터치 규정이 관심을 모았다. 다가올 V리그에서 큰 변수가 될 수 있기 때문이었다. 19일 청주체육관에서 열린 남자부 결승전 도중 우리카드 최홍석이 OK저축은행의 블로킹 벽 사이로 스파이크를 하고 있다. 스포츠동아DB
■ 2015 KOVO컵 결산
네트터치 범위 네트 전체 부분으로 확대
남자부 평균 5.6회 반칙…2배 이상 증가
구단의 지원 약속, 우리카드 우승 동력
2연패 탈락 도로공사, 세터 이소라 영입
결승에서 현대건설과 명승부를 펼친 IBK기업은행 선수들은 KOVO컵 우승 트로피를 들고 신나는 하와이 여행을 떠나게 됐다. 2014∼2015시즌 V리그 우승 보너스로, 선수단과 프런트가 모두 참가하는 달콤한 우승 여행이다.
강화된 네트터치 규정은 새 시즌을 앞둔 감독과 선수들에게 새로운 숙제도 안겼다. 경기당 평균 5∼6번의 네트터치 반칙이 나왔다. 결코 무시할 수 없는 수치다. 또 KOVO컵에서 문제점을 확인한 도로공사는 전력보강에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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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예상외로 영향이 컸던 새 네트터치 규정
FIVB(국제배구연맹)의 새 규정에 따라 올해 KOVO컵에선 한층 강화된 네트터치 규정이 적용됐다. 지난 시즌까지 네트 상단 흰색 테를 건드린 경우에만 반칙이었지만, 강화된 룰은 안테나와 안테나 사이의 네트를 신체의 어느 부분으로 건드려도 네트터치다. 2014년 10월FIVB 총회에서 룰 변경이 결정됐다. 4년 전의 룰로 되돌아간 것이지만, 새 규정에 따른 영향은 예상외로 컸다. 다가올 V리그 새 시즌의 큰 변수가 될 정도의 수치가 나왔다.
새 규정은 미들 블로커들에게 불리한 규정이다. 중앙이 강하지 않은 팀은 낭패를 볼 가능성도 있다. “예전에는 블로킹을 할 때 배에 힘을 주라고 했다. 네트터치가 완화되면서 이 기술이 잊혀졌지만, 이제 블로킹 동작에 변화가 있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 심판이 말하는 새 네트터치 규정의 장단점
국내 심판들 가운데 네트터치 반칙을 가장 잘 잡아낸다는 권대진 심판은 “새로운 룰대로 하다보니 선수들의 센터라인 침범 위험은 적어졌다. 부상 방지에는 긍정적 효과가 있다. 반면 경기가 자주 끊어지는 단점도 있다”고 평가했다. 권 심판은 새 규정으로 발생되는 문제점도 설명했다. 그는 “예전에는 심판만이 알 수 있는 미묘한 네트터치의 경우 경기의 진행을 위해 스톱시키지 않았다. 그러나 이제는 팀에서 먼저 비디오 판독을 해올 경우 심판이 오심을 하는 것으로 된다. 무조건 불어야 한다. 방송중계 카메라가 잡지 못하는 사각지대가 있는데, 여기서 문제가 발생할 경우 판독 화면에 잘 나오지 않을 것 같다. 또 네트터치가 발생한 순간이 언제인지도 중요하다. 블로킹을 마치고 내려오다 네트를 건드릴 경우 볼데드가 언제냐에 따라 결과가 달라진다. 더 정확하게 봐야 하는데, 방송장비가 이를 잘 따라올지 모르겠다. 부심의 업무가 하나 더 늘었다”고 지적했다.
● KOVO컵 실패에 자극받아 전력보강 나선 도로공사
이소라는 2005년 GS칼텍스의 1차 지명을 받았던 기대주. 당시 흥국생명과 GS칼텍스는 김연경을 지명하기 위해 시즌 내내 꼴찌 경쟁을 벌였으나 막판 마음을 바꾼 GS칼텍스가 이소라, 흥국생명이 김연경을 각각 지명했다. 2009년 도로공사로 이적한 이소라는 이런저런 사정으로 팀을 떠나 그동안 임의탈퇴선수로 묶여있었다. 여자실업배구 수원시청에서 다시 선수생활을 시작했고, 2015년 종별선수권대회에서 소속팀을 우승으로 이끌며 녹슬지 않은 기량을 과시했다. 도로공사 주전 세터 이효희(35)는 무릎 부상으로 KOVO컵에서 제 기량을 보여주지 못했다. 도로공사는 이소라의 가세로 이효희의 부담을 덜어주면서 세대교체에도 대비하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노린다.
김종건 전문기자 marc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