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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김희균]사흘에 한번꼴 장관동정 뿌리는 교육부

입력 | 2015-07-21 03:00:00


김희균·정책사회부

교육부는 20일 4건의 보도자료를 내놓았다. 그중 절반이 황우여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의 동정을 알리는 자료. 황 부총리는 이날 대전 대덕구 신탄진초등학교를 찾아 학습부진 학생의 기초학력 향상을 위해 개별 학교를 지원하는 ‘두드림학교’ 사업을 살펴봤다. 이어 경기 안산시 한양대 에리카 캠퍼스에서 산학협력 교육과정을 둘러보고 해외 유학생을 격려했다.

이날 황 부총리가 한 활동은 교육부 장관으로서 지극히 일상적으로 해야 하는 업무들이다. 하지만 국민에게 황 부총리가 어떤 학교를 방문했는지 굳이 알릴 필요가 있는지 생각해보면 고개가 가로저어진다.

지난해 8월 황 부총리가 취임한 이후 교육부는 평균 사흘에 한 번꼴로 장관의 동정자료를 쏟아냈다. 이번 달 들어 교육부가 내놓은 황 장관의 동정자료만 8건에 이른다. 물론 그중에는 사립대 총학생회와의 간담회처럼 국민에게 알릴 만한 이슈도 포함돼 있다. 그런데 이런 건은 어김없이 사진 찍기용 모두발언만 공개할 뿐, 정작 알맹이인 간담회 내용은 비공개에 부치기 일쑤다. 부총리를 향해 날 선 비판이 쏟아지는 자리는 특히 그렇다.

교육부 장관의 주된 업무가 학교 현장을 찾아 교육 정책의 이행 상황을 챙기는 것인데, 이를 번번이 동정자료로 홍보해야 하는지도 의문이다. 교육부 장관이 비정치인일 경우 주로 현장 취재 수요가 있거나, 국민을 대상으로 알릴 만한 사안 위주로 장차관 동정을 내놓았던 것과는 대조적이다. 더욱이 교육부 안에서는 황 부총리의 지역구인 인천 관련 행사가 있으면 지역 언론들에 동정 홍보를 제대로 하지 않는 것을 타박한다는 소문도 있다.

대학가는 이달 내내 교육부의 각종 재정지원 사업평가 결과를 기다리느라 목이 빠져 있다. 평가 일정에 비춰 볼 때 당초 예상했던 시기보다 늦게 보도자료가 발표되는 경우가 많아 이런저런 뒷말이 나오기도 했다. 이런 일정은 현장의 기다림과 상관없이 지연되는 반면 장차관의 동정자료는 발 빠르게 나온다. 가령 황 부총리가 22일 모 대학을 방문할 예정이라는 자료는 이틀 전에 뿌려졌다. 이쯤 되면 교육부를 위한 동정자료인지, 개인을 위한 동정홍보인지 헷갈리기 마련이다.

김희균 기자 foryou@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