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탁트인 동해 ‘눈 호강’… 쫄깃 옹심이 ‘입 호강’

입력 | 2015-07-21 03:00:00

[기차타고 떠나요! 신토불이 맛기행]<9>바다열차와 강릉 별미




17일 오후 2시 10분 강원 강릉시 정동진역을 출발한 바다열차가 힘차게 달린다. 넓은 창밖으로 펼쳐지는 바다 풍경은 보는 것만으로도 시원하다. 일렁이는 파도와 점점이 떠 있는 배들, 하늘을 유유히 나는 갈매기들이 어우러져 유리창은 한 폭의 수채화가 된다.

창밖으로 바다 풍경이 슬라이드처럼 바뀔 때마다 탑승객들의 손은 창밖을 향하고 입에선 탄성이 쏟아진다. 바다뿐만이 아니다. 강릉통일공원의 퇴역 함선인 전북함, 기묘한 형태의 바위와 절경이 어우러진 동해 추암해변, 형형색색의 꽃으로 물든 삼척 장미공원까지 멋진 풍경에 눈은 연신 호강이다.

○ 탑승률 85%, 대박 터뜨린 관광열차

정동진역에서 삼척역까지 운행하는 바다열차는 2007년 7월 개통 이후 100만 명이 넘게 탑승한 ‘대박’ 관광열차다. 매년 10만 명 이상이 이용하고 지난해는 18만6810명으로 역대 최고 기록을 세웠다. 지난해 탑승률은 85%에 이른다. 하루 2차례 왕복 운행하고 주말과 공휴일, 여름 성수기에는 아침 열차가 증편된다. 운행 시간은 편도 1시간 23분.

객차 4량 가운데 1, 2호 칸은 각각 30석과 36석의 특실 및 3실의 프러포즈룸(2인 1실)으로 구성돼 있다. 편안한 바깥 풍경을 감상하기 위해 좌석이 모두 창을 향하고 있는 점이 특징이다. 3호 칸은 6개(4인 1석)의 가족석과 각종 이벤트를 즐길 수 있는 이벤트실, 4호 칸은 42석의 일반실이다. 프러포즈실 이용객은 와인과 초콜릿, 포토 서비스가 제공돼 연인과 잊지 못할 추억을 만들 수 있다.

열차가 운행되는 동안 승무원 DJ의 맛깔 나는 진행도 바다열차의 특별한 재미다. 무심코 지나쳐 버릴 볼거리들에 대해 설명해주고 탑승객들이 휴대전화 문자메시지로 보낸 신청곡을 틀어준다. 바다열차 예매는 홈페이지(www.seatrain.co.kr)에서 가능하다.

○ 원조 마을에서 먹는 별미 ‘초당순두부’

바다열차가 지나가는 강릉 동해 삼척의 대표 먹을거리는 역시 싱싱한 수산물. 해변 어느 항을 가더라도 활어와 조개류 등 수산물이 넘친다. 회를 즐기려면 술을 곁들인 저녁자리가 제격이다. 점심식사로는 지역의 토속음식을 즐기는 것이 적당할 듯하다.

강릉지역의 대표 향토음식으로는 초당순두부와 감자옹심이가 꼽힌다. 초당순두부의 명칭은 홍길동전을 쓴 허균과 여류 시인 허난설헌 남매의 아버지 초당(草堂) 허엽 선생으로부터 유래했다는 설이 유력하다. 강릉 바닷가 마을에 내려와 정착한 초당이 집 앞 샘물로 콩을 가공하고 깨끗한 바닷물로 간을 맞춰 두부를 만들어 먹기 시작했다는 이야기가 전해진다. 현재 초당순두부마을에는 20여 개 업소가 영업을 하고 있다. 여전히 동해의 맑은 바닷물로 간을 맞춘 초당순두부는 부드럽고 담백한 맛이 특징이다.

감자옹심이는 감자를 강판에 갈아 반죽을 만든 뒤 밀가루 수제비처럼 해먹는 음식이다. 메밀국수와 버섯, 조갯살 등이 어우러져 감칠맛을 더한다. 정동진역에서 차로 5분 거리인 심곡항에는 감자옹심이 전문점 두 곳이 이웃하고 있는데 강릉시내에서도 찾아올 정도로 소문 난 곳이다. 맛도 좋지만 5000원의 착한 가격도 매력적이다. 심곡항 감자옹심이집을 찾은 최준규 씨(49·서울)는 “인터넷 맛집 검색을 통해 찾아왔는데, 역시 원조 고장에서 먹는 맛이 남달랐다”며 “바다여행과 잘 어울리는 별미인 것 같다”고 말했다.

강릉=이인모 기자 iml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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