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우신 소비자경제부 기자
예측불허의 승부였지만 이 글을 쓰는 기자는 사업자로 선정된 대기업 2곳, 그리고 중소·중견기업 1곳까지 3곳 모두 맞혔다. 이 사실을 100% 믿는 사람은 결과 발표 하루 전, 기자와 만 원짜리 내기를 했던 친구 한 명뿐이다. 결과가 나오기 전 다른 지인들에게 이런 예지력(?)을 내보이진 않았다. 이유는 첫째, ‘틀리면 창피하니까’, 둘째는 ‘이유를 설명하기 민망해서’였다. 선정 기업들을 찍은 배경에는 업계에 떠돌던 ‘정치 논리’와 ‘국민 정서’ 등이 있었다. 심사에서 가장 배점이 높았던 ‘경영능력’이나 기업들이 공들인 ‘사회 공헌’ 등을 면밀히 검토하고 결론을 예측한 게 아니었다.
그렇다고 이번에 선정된 기업들이 자격이 부족했다고 생각하는 것은 아니다. 대기업 몫에 도전한 7개 기업 중 한 곳 정도를 제외하면 대부분의 기업이 ‘면세점을 따내야 할 타당한 이유’가 있었다. 다들 준비를 열심히 한 것도 사실이다. 2곳만 줄 게 아니라 차라리 여러 곳에 허가를 내줘 자유롭게 경쟁하게 하는 건 어떨까라는 생각도 들었다.
결국 심사 과정 자체에 많은 의문점이 남는다. 그러다 보니 ‘보이지 않는 손’이 결정했을 거란 의심이 드는 것이다. 많은 관심이 집중됐는데 그 정도였다. 이전 면세점 심사가 이번보다 엄격했을 거라고 생각하기 힘들다. 찜찜한 심사 과정은 승자와 패자 모두에게 찜찜함을 남긴다. 11월에는 특허가 만료되는 시내 면세점 4곳에 대한 사업자 선정이 예정돼 있다. 그때는 개운하길 바란다. 심사 과정만 명쾌하다면야 만 원 한 장 못 벌어도 상관없다.
한우신 소비자경제부 기자 hanwshi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