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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소재 관절 개발하고 피부 절개는 최소로… 100세 시대 맞춰 진화하는 인공관절술

입력 | 2015-07-22 03:00:00

[Health&Beauty]이진한 의사·기자의 따뜻한 의료기기 이야기




귀신같이 비 올 것을 예측하는 어르신들을 보면 기상청보다 정확하다 싶을 때가 많습니다. 어릴 적에는 할머니가 관절이 쑤시면 비가 오더라는 얘기를 근거 없는 속설로만 여겼는데, 의학을 공부하고 보니 전혀 근거 없는 얘기는 아니었습니다.

퇴행성관절염을 앓으면 비가 오는 날 낮아진 외부 기압 때문에 관절 내 기압이 팽창하고 이 때문에 통증이 악화되기 때문입니다. 최근에도 비가 자주 내려 할머니의 관절염 통증이 문득 생각이 나곤 합니다.

퇴행성관절염은 65세 이상 노인 인구가 흔히 앓는 우리나라 3대 만성질환 중 하나로 고령화로 인해 앞으로 갈수록 환자 수가 늘어날 것으로 보입니다. 특히 최근엔 40대 이하의 젊은 환자 수도 점차 늘고 있는 추세입니다. 비만이나 운동 부족이 원인이 되기도 하지만 무리한 운동이나 과도한 다이어트도 원인이므로 아무리 좋은 것이라도 지나쳐서는 안 될 것 같습니다.

퇴행성관절염은 손가락이나 무릎, 엉덩이 부위에서 많이 나타나는데 관절 연골이 닳아 없어져 뼈와 뼈가 부딪치면서 염증과 통증이 발생하는 것입니다. 초기와 중기엔 약물 투여, 운동, 물리치료, 줄기세포 등으로 치료할 수 있지만 말기로 가면 결국 인공관절을 삽입하는 인공관절 치환술을 받게 됩니다.

최근엔 인공관절술 분야도 환자들을 위해 따뜻하게 발전하고 있습니다. 고령이 되어서도 활발하게 움직이고 운동을 즐기는 분들이 늘어나면서 혁신적인 인공관절에 대한 수요가 커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유럽 최대의 인공관절 및 흉터관리 전문기업인 스미스앤드네퓨의 베리라스트는 ‘옥시늄’이라는 신소재와 폴리에틸렌의 조합을 통해 그동안의 인공관절술의 부작용을 획기적으로 줄였습니다. 이 특수 재질은 고온에 구워져 겉 부분은 세라믹처럼 매끈하고 단단해 마모가 적지만, 내부는 금속만큼 단단해 깨질 염려를 줄였습니다. 미국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유일하게 30년 동안 지속되는 인공 관절이라는 광고를 할 수 있는 허가를 받기도 했습니다.

인공관절수술용 로봇 수술도 각광 받고 있습니다. 이춘택병원이 2002년 국내 최초로 도입한 인공관절수술용 로봇 ‘로보닥’은 지난해 11월 세계 최초로 초정밀 로봇인공관절 수술 1만 명을 돌파하는 신기록을 세우기도 했습니다. 이 기술로 인공관절 수술시간을 90분에서 50분으로 줄였고 피부절개 크기도 18cm에서 10∼11cm로 줄였습니다.

이 외에도 무릎 인공관절 수술을 받는 환자들에게서 많이 발견되는 무지외반증 교정을 위한 의료기기도 등장했습니다. ‘보령수앤수’의 ‘발바로미’는 국내 최초의 무지외반증 토털케어 전문교정기로 이미 변형되고 있는 발가락을 지지해 주면서 더이상의 변형 진행을 막고 통증을 완화시켜 주고 있습니다.

평균 수명은 빠르게 높아지고 있고 퇴행성관절염 발병 연령은 점차 낮아지면서 앞으로 인공관절 수술 분야는 우리 삶에 더욱 밀접하게 다가올 수밖에 없습니다. 이러한 기술력들이 복합되면 노년이 되어서도 젊은 시절과 다름없이 운동을 즐기고 뛸 수 있는 날이 올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likeda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