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헨리 소사-SK 김광현-KIA 양현종(맨 왼쪽부터). 사진|스포츠코리아·스포츠동아DB
KBO리그 파이어볼러 직구 비교해보니…스피드가 전부는 아니더라
국내파 불펜 파이어볼러 대부분 컨트롤 약점
김광현·양현종, 제구력·운영능력으로 이름값
세상에서 가장 치기 어려운 볼은 빠른 볼이다. 알고도 못 치기 때문이다. 그래서 강한 어깨는 신의 축복으로 불린다. 미완의 파이어볼러가 팀에 있으면 속고 또 속아도 감독, 코치들이 쉽사리 외면하지 못하는 이유는 그만큼 매력적이기 때문이다. 불같은 강속구를 앞세워 타자를 윽박지르는 투구는 투수들의 로망이다. KBO리그에도 강렬한 이미지의 강속구 투수들이 즐비한데, 이들 중 진짜 ‘직구 지존’은 누구일까. 스포츠통계전문회사 스포츠투아이에 의뢰해 올 시즌 100구 이상의 패스트볼을 던진 투수의 평균구속 순위를 뽑아봤다.
● 직구 평균구속이 150㎞ 넘는 투수는 LG 소사
● 불펜에 더 많이 몰려있는 파이어볼러
국내투수 중에선 넥센 김영민(149.77㎞·2위)과 조상우(148.88㎞·4위), kt 안상빈(148.40㎞·5위)과 장시환(147.55㎞·8위), KIA 한승혁(147.75㎞·6위), 두산 김강률(147.57㎞·7위), NC 이민호(146.93㎞·9위) 등 불펜요원들이 톱 10에 들었다. 대부분 제구력에 약점을 지닌 투수들이다. 그러나 장시환과 조상우처럼 영점이 잡히면 무시무시한 위력을 발휘한다. 독특하게도 KBO리그의 토종 에이스들은 톱 10에 없다. SK 김광현, KIA 양현종, 두산 유희관, 삼성 윤성환, 롯데 송승준 등은 컨트롤과 경기운영능력으로 타자를 압도한다. 100구 이상을 책임지기 위해 완급을 조절하는 선발투수의 특성이 작용한 것으로 보이는데, 메이저리그가 아닌 이상 140㎞대 초반의 직구만 있어도 통할 수 있음을 짐작할 수 있다. 또 투수에게 정말 중요한 요소는 스피드보다 제구력과 경기운영능력이라는 것을 새삼 확인할 수 있다.
김영준 기자 gatzb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