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계빚 관리대책’ 2016년부터 적용 다른 금융빚 많거나 변동금리땐… 빌릴 수 있는 한도 줄여 대출 억제 대출액수 크면 원리금 분할상환
내년부터 금융권에 다른 빚이 많거나 변동금리 대출을 받을 경우 은행에서 받을 수 있는 주택담보대출액이 줄어든다. 또 대출액이 많으면 원금의 일부를 반드시 나눠서 갚아야 하기 때문에 매월 상환해야 하는 빚 부담이 높아진다. 소득을 따져 빚 상환 능력이 충분한지에 대한 심사가 깐깐해져 금융회사에서 대출받기가 더 까다로워진다.
금융위원회, 기획재정부, 한국은행은 22일 이 같은 내용을 포함한 ‘가계부채 종합 관리방안’을 발표했다. 정부는 현재 적용되는 총부채상환비율(DTI)이나 주택담보인정비율(LTV)에 손을 대진 않았지만 비율의 계산 방식을 바꾸고 은행으로 하여금 상환능력 심사를 엄격히 하도록 지도함으로써 사실상 대출 규제를 강화하는 효과를 냈다.
정부는 우선 주택담보대출의 상환능력 심사를 할 때 해당 대출뿐 아니라 신용대출이나 카드론 등 다른 부채의 원리금까지 DTI 계산에 반영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매달 상환해야 하는 다른 빚이 많을수록 추가로 대출받을 수 있는 금액이 줄어들게 된다. 또 변동금리 주택담보대출의 경우 미래의 금리상승 위험을 대출한도 산정에 반영하기로 했다. 현재의 시장금리에 일정 수준(약 2∼3%포인트)의 금리(스트레스 레이트)를 얹어 원리금 상환액을 지금보다 높게 산출함으로써 대출한도를 그만큼 낮추겠다는 것이다.
상환능력 심사 강화, 대출구조 개선 등에 초점을 맞춘 이번 대책은 1100조 원에 이르는 가계 빚 급증세를 제어하고 경제 전반의 시스템 리스크를 줄이는 데 어느 정도 효과를 낼 것으로 기대된다. 다만 분할상환 대출이 늘면 당장 상환해야 하는 원리금 부담이 커져 내수에 부정적 영향을 주고 부동산 시장 회복세도 다소 둔화시킬 가능성이 있다.
김완중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자산분석팀장은 “가계의 상환 부담이 늘면 소비 여력이 위축되는 부작용이 있을 수 있다”며 “이를 해결하기 위해 가계부채 대책에는 가계소득 증대, 서민금융 지원책의 실행이 반드시 병행돼야 한다”고 말했다.
유재동 jarrett@donga.com·장윤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