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지, 26일 제주전 700경기 출장 대기록
“다음은 777경기” 이대로면 2017년 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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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지는 17일 열린 K리그 올스타전에서 등번호 700을 달고 골문을 지켰다.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프로축구 K리그 클래식 전남의 골키퍼 김병지(45)가 26일 제주전에서 개인 통산 700경기 출장 기록(역대 1위)을 세운다. 이 부문 역대 2∼5위는 모두 은퇴했다. 현역 선수 중에서는 398경기를 뛴 이동국(36·전북)이 김병지 다음으로 많다. K리그 한 시즌 팀당 경기 수가 40경기 안팎인 것을 감안하면 김병지의 기록은 당분간 깨지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
1992년 울산 현대에서 프로에 데뷔해 포항, 서울, 경남 등 5개 팀을 거친 김병지는 국내 프로축구 선수 중 최고령이다. 소속 팀 전남의 노상래 감독과 1970년생 동갑내기인데 생일은 김병지가 더 빠르다. K리그 클래식 12개 팀 감독 중 김병지보다 나이가 많은 사령탑은 최강희(56·전북), 김학범(55·성남), 황선홍 감독(47·포항)뿐이다. 전남의 막내 이창민(21)은 김병지가 데뷔할 때 태어나지도 않았다. 이창민 이종호(23) 등 1990년 이후 태어난 전남 선수들은 김병지를 삼촌이라 부른다. 김병지는 26일 경기에서 자신이 갖고 있는 역대 최고령 출전 기록도 45년 3개월 18일로 늘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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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지는 프로 데뷔 후 가장 기억에 남는 경기로 1998년 10월 24일 포항과의 플레이오프 2차전을 꼽았다. 당시 울산 소속이던 김병지는 후반 45분 드라마 같은 헤딩골을 터뜨리며 팀에 2-1 승리를 안겼다. K리그 최초 골키퍼 득점이었다. 이 헤딩골로 1, 2차전 합계 4-4를 만든 울산은 승부차기 끝에 포항을 꺾고 챔피언결정전에 올랐다. 가장 설�던 경기로는 1992년 9월 2일 데뷔전을 들었다.
김병지의 다음 목표는 777경기 출장. 계속 주전으로 뛴다면 2017시즌에 달성이 가능하다. 김병지는 “앞으로 2년은 더 뛸 수 있을 것 같다. 하지만 솔직히 3년까지는 잘 모르겠다. 그래서 800경기 출장을 목표로 내세우지는 못하겠다”고 했다. 그는 “숫자에 연연하지는 않는다. 지금껏 해 왔듯이 뚜벅뚜벅 가다 보면 결실을 볼 수도 있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김병지는 그동안 100단위 출장 경기에서 이긴 적이 별로 없다. 100번째 출장이던 1996년 4월 17일 경기에서 승리한 뒤로 이후 100단위 다섯 경기에서는 모두 패했다. 그는 “예전에는 4-3으로 이기는 것보다 0-0으로 비기는 날이 더 좋았다”며 “하지만 이제는 내가 5골을 먹더라도 팀이 이기는 게 더 좋다. 700경기 출장의 개인 기록보다 팀 승리가 더 중요하다”고 했다.
이종석 기자 wi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