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경 11조5639억 국회 통과]
○ 메르스 예산 대폭 확충
여야는 세출경정 예산에서 감액한 재원(4750억 원) 중 4112억 원을 메르스와 가뭄 피해 지원, 지역경제 활성화 사업 등으로 다시 증액했다.
다만 국회 보건복지위원회가 편성한 ‘감염병 전문병원 설립’ 예산 101억 원은 반영되지 못했다. 설립의 법적 근거가 없다는 게 정부 여당의 주장이다.
○ 지역예산으로 돌린 SOC 예산
사회간접자본(SOC) 사업 예산은 정부안(1조5000억 원)의 약 17%인 2500억 원 삭감됐다. ‘메르스·가뭄 추경’이란 기본 취지를 벗어난다는 명분이었다. 하지만 586억 원어치의 사업을 새로 추가하며 실제 줄어든 SOC 예산은 1914억 원이었다.
막판 협상 과정에서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의원들은 여야 가릴 것 없이 ‘본색’을 드러냈다. 충남 서산-태안이 지역구인 새누리당 김제식 의원은 ‘서해선 복선전철’ 예산으로 정부안(200억 원)에서 200억 원을 더 늘렸다. 전남 해남-완도-진도가 지역구인 새정치민주연합 김영록 의원은 ‘보성-임성 철도 건설’ 예산으로 100억 원을 새로 따냈다.
저소득층에 온누리상품권(전통시장 전용)을 10만 원씩 지급하는 예산 2140억 원은 무산됐다. 야당이 서민대책으로 추진한 것이었다. 예결위 여당 간사인 김성태 의원은 “그 대신 기획재정부가 기금을 활용해 재래시장 활성화 대책을 마련할 것을 약속했다”고 말했다.
○ 정부, 8월부터 추경 집행 ‘속도전’
정부는 박근혜 정부 두 번째 추경이 당초 일정대로 국회를 통과함에 따라 가슴을 쓸어내리는 분위기다. 자칫 8월로 넘어갈 경우 경기를 살리기 위한 최적의 타이밍을 놓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왔었다.
정부는 추경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예산 집행 시기를 최대한 앞당길 방침이다. 정부 관계자는 “8월부터 사업별로 추경안을 집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이번 추경으로 올해 경제성장률이 0.3%포인트 상승해 3%대 성장률을 지킬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홍수영 gaea@donga.com·차길호 / 세종=손영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