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아 내 IS기지 공습… ‘反IS’ 쿠르드족 거점도 폭격 美와 ‘IS 안전지대’ 설정 합의
터키는 24일 여명부터 25일 낮까지 3차례에 걸쳐 시리아 내 IS 거점을 공습하는 등 단독 군사행동에 나섰다.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동맹국인 터키는 그동안 미국 주도의 IS 공습에 참여하지 않았으나 이달 23일 터키군 1명이 IS의 총격으로 숨진 이후 강경 대응으로 돌아섰다.
터키는 IS에 대한 공습과 더불어 양일에 걸쳐 이라크 북부 쿠르드자치정부(KRG) 영토 내 PKK 기지도 두 차례 폭격했다. PKK는 터키 내 쿠르드족 자치를 내건 반군세력으로 2013년 3월 이후 정부군과 휴전 상태에 있었는데 이날 폭격으로 다시 전쟁 상태로 돌아간 것이다.
터키의 이런 방향전환은 이달 20일 터키 남동부 수르치의 쿠르드계 대학생들의 집회 현장에서 IS 조직원인 터키 대학생의 자폭테러로 31명이 숨지고 100여 명이 부상한 사건에서 촉발됐다. 이날 집회는 시리아 북부에서 IS와 싸우는 쿠르드족 민병대(YPG) 지원병 모집을 위한 것이었다. 그렇다면 테러를 일으킨 IS가 공격 대상이 돼야 하는데 왜 PKK까지 공격했을까.
터키 쿠르드족이 주축인 PKK는 시리아 북부 일대 쿠르드족의 무장정파인 민주동맹당(PYD)과 그 군사조직인 YPG와 뿌리가 같다. PKK의 지원을 받은 YPG는 시리아 북부의 전략요충지 코바니를 놓고 IS와 치열한 공방전을 펼쳐 왔다. 터키 정부가 그동안 IS 격퇴에 소극적이었던 이유도 IS를 통해 PKK 세력을 약화시키는 이이제이(以夷制夷) 전략의 일환이었다. 그러다 자국 내에서 대형 테러가 발생하자 “터키를 무법 상태로 몰아가려 한다”며 IS와 PKK 두 마리 토끼사냥에 나선 것이다.
특히 IS에 대한 터키의 군사개입은 시리아 북부에 ‘IS 안전지대’를 설정하는 방안과 관련된 것으로 알려졌다. 터키 일간 휘리예트는 이와 관련해 “터키와 미국이 ‘IS 안전지대’ 설정에 합의했다”며 “안전지대는 터키와 접경한 시리아 북부의 길이 98km, 폭 40km 구간이 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권재현 기자 confett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