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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위, 하필 이때… 한 달여간 유통업계 고강도 조사

입력 | 2015-07-27 03:00:00

메르스-가뭄 극복대책과 ‘엇박자’




공정거래위원회가 백화점, 아웃렛 등 유통업계의 불공정한 거래 관행에 대한 전방위 조사에 나섰다.

26일 공정위와 유통업계에 따르면 공정위는 이달 초 뉴코아아울렛 운영업체인 이랜드를 시작으로 AK플라자, 롯데백화점 등의 본사에 직원을 보내 직권조사를 진행했다. 신세계, 현대, 한화 갤러리아 백화점 등도 다음 달 중순까지 순차적으로 조사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공정위는 여러 회사에 인력을 나눠 보내던 관행을 바꿔 일주일 동안 한 업체에 가용 인력 9명을 한꺼번에 투입하는 방식으로 강도 높은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또 매년 직권조사를 하는 상위 3개사(매출 기준)뿐 아니라 다른 백화점까지 조사 대상에 포함시켰다. 정재찬 공정위원장은 최근 “현재 아웃렛 분야를 조사 중”이라고 밝혔지만 AK플라자 등 아웃렛을 운영하지 않는 업체까지 포함되면서 조사 대상이 유통업계 전반으로 확대되는 모양새다.

이를 두고 최근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와 가뭄으로 침체된 국내 경기를 되살리기 위해 정부와 경제계가 대책을 쏟아내는 가운데 공정위가 ‘엇박자’ 행보를 보이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정부는 관광산업 육성 대책으로 매년 말에 진행되던 ‘코리아 그랜드 세일’ 행사를 앞당겨 다음 달 21일 추진하기로 한 바 있다. 이를 위해 문화체육관광부와 산업통상자원부는 유통·관광업체 관계자들을 불러 설명회도 열었다.

공정위는 통상 매년 초에 연간 직권조사 일정을 정하지만 경기침체 상황을 고려해 조사 일정을 미루거나 조정했어야 한다는 의견이 정부 안팎에서 나온다.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정부가 추진하는 행사에 참여하지 않을 수는 없지만 공정위 조사를 받고 있어서 적극적으로 나서기 어려운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세종=김철중 기자 tnf@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