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윤정·경제부
저금리 기조로 수익성이 악화되자 지난해부터 희망퇴직을 통한 인력 감축, 지점 축소 등으로 몸집을 줄여온 은행들이 이제는 마른 수건까지 쥐어짜는 경비 절감에 나섰습니다. 조직 규모를 줄이는 데 한계가 있다 보니 허리띠를 졸라매고 씀씀이를 단속하는 것입니다.
우리은행은 7월 초 모든 사업본부에 경비 절감을 위한 세부계획을 제출하라는 지시를 내렸습니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작년보다 대략 15% 정도 경비를 줄이는 게 목표”라며 “운영경비는 물론이고 고객들에게 제공하던 달력, 사은품도 줄일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시중은행들이 긴축에 나선 건 살림살이가 어려워졌기 때문입니다. 올 3월과 6월에 기준금리가 인하되면서 은행들의 순이자마진(NIM)은 1%대 중반으로 떨어졌습니다. 해외진출을 확대하는 등 새 먹거리를 찾기 위해 분주하지만 당장 성과를 내기란 쉽지 않습니다. 실제로 상반기 경영성적표는 신통치 않았습니다. 리딩뱅크로 불리는 신한은행의 상반기 순이익은 7903억 원으로 작년 동기보다 6.1% 줄었습니다. 이자부문 이익이 2조535억 원으로 작년보다 5.5% 감소한 영향이 컸습니다.
은행들이 수익성을 개선하긴 앞으로도 쉽지 않아 보입니다. 금융당국이 이달 22일 내놓은 ‘가계부채 종합관리방안’은 대출심사 강화에 초점이 맞춰져 있습니다. 은행으로선 대출 영업이 예전보다 까다로워져 수익을 올리기 더 어려워질 공산이 큽니다.
이런 이유로 은행들의 경비 절감 바람은 한동안 이어질 것 같습니다. 은행들의 비용 절감은 바람직한 일입니다. 다만 서비스의 질이 떨어지고 서민 중산층의 은행 문턱이 더 높아지진 않을까 하는 우려도 있습니다. 은행들의 ‘똑똑한’ 경비 다이어트를 기대해 봅니다.
장윤정·경제부 yunju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