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패로 끝난 롯데 ‘장남의 亂’] “신동주가 임원들 해임 통보할 때 동석한 신격호는 아무 말도 안해” “신동주는 롯데와 관계없는 사람… 그의 행동, 법적인 효력 전혀 없어”
28일 오후 도쿄 신주쿠 구 니시신주쿠에 있는 롯데홀딩스 본사 빌딩 문에는 ‘관계자 외 출입금지’라고 쓰인 종이가 붙어 있었다. 경비 직원 4명이 서 있는 가운데 본사 직원인 듯한 사람 서너 명이 왔다 갔다 하는 등 긴장된 분위기가 느껴졌다. 들어가려 하니 경비원들이 나와 막아섰다. 로비에서는 사람들이 삼삼오오 모여 얘기를 나누는 모습이 보였다. 경비 직원에게 홍보 담당자를 불러 달라고 하자 5분쯤 뒤 40대 초반으로 보이는 한 일본인 남자가 나왔다. “회의 중에 나왔기 때문에 빨리 들어가야 한다”는 그를 붙잡고 몇 마디 대화를 나눴다.
―이사회가 왜 갑자기 열린 건가.
“갑자기 열린 건 아니다. 사전에 잡혀 있었다.”
“모르겠다. 정기 이사회가 아니기 때문에 이사들이 동의하면 이사회는 언제든 열 수 있다.”
―오늘 결정의 의미는 뭔가.
“(신격호) 총괄회장이 명예회장으로 물러난 것은 고령이기 때문에 부담을 줄이기 위한 조치다.”
―신 총괄회장은 언제 정식으로 명예회장이 되나.
―신 총괄회장은 언제 일본에 왔나.
“어제 왔다.”
―(차남) 신동빈 회장은….
“어제 왔다.”
“따로 온 걸로 알고 있다.”
―(장남) 신동주 전 부회장이 아버지 신 회장과 같이 왔다고 하던데….
“그 사람(신동주)은 롯데와 전혀 관계가 없는 사람이다. 그런데 가족 몇 명을 데리고 회장하고 같이 왔다고 들었다.”
―보도에 따르면 신 총괄회장이 어제(27일) 임원 10여 명을 이곳 본사에 불러 놓고 해임을 통보했으나 뜻대로 이뤄지지 않았다고 들었다.
“임원들을 불러 모은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신 총괄회장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고 신동주 전 부회장이 해임 통보를 주도했다고 들었다. 하지만 신 전 부회장의 행동은 전혀 법적인 효력이 없다. 임원들은 이사회나 주주총회에서 해임 결정을 해야 한다.”
―회장이라고 마음대로 할 수 없다는 뜻인가.
“그렇다.”
도쿄=장원재 특파원 peacechao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