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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바마 만나러… ‘루시’의 특별한 외출

입력 | 2015-07-29 03:00:00

에티오피아, 오바마 극진 환대
박물관서 대통령궁으로 옮겨 전시… 오바마, 권유받고 직접 만져봐




케냐에 이어 에티오피아를 방문 중인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27일 인류 조상 ‘오스트랄로피테쿠스 아파렌시스’의 화석을 직접 만져보는 호사를 누렸다. ‘루시’로 불리는 이 화석은 1974년 에티오피아 북부 아파르에서 출토된 것으로 신장 1m가량의 20세 전후의 여성으로 추정되며, 지금까지 발견된 것 중 가장 완벽한 형태의 초기 인류 조상 유골로 꼽힌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에티오피아 수도 아디스아바바의 대통령 궁전에서 열린 만찬에 앞서 궁전 안에 전시된 루시 화석을 관람할 기회를 가졌다. 이 화석은 원래 철저한 보안 속에 에티오피아 국립박물관에 소장돼 있지만 이날은 오바마 대통령을 위해 특별히 궁전으로 옮겨졌다. 오바마 대통령은 관람 도중 동행한 제레세네이 알렘세지드 미 캘리포니아 과학아카데미 관장 등의 권유로 별다른 제지 없이 루시 화석을 손가락으로 슬쩍 만져봤다. 에티오피아 정부가 얼마나 오바마 대통령을 환대했는지 보여주는 장면이기도 하다.

오바마 대통령은 화석 관람을 마친 뒤 만찬에서 “에티오피아 사람이나 미국인이 모두 같은 인간이라는 사실을 다시 한 번 되새기게 됐다. 전 세계에서 일어나는 많은 갈등은 우리가 이런 사실을 잊어버리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워싱턴=이승헌 특파원 ddr@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