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정보원은 논란이 되고 있는 해킹 프로그램인 RCS(리모트 컨트롤 시스템)를 통해 대공·대테러 목적의 해킹을 200여 차례 시도했고, 실제로 북한의 불법적인 무기 거래를 포착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구체적으로 어떤 무기거래를 잡아냈는지는 밝혀지지 않았다.
여권 관계자는 29일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국정원이 비공개로 27일 열린 국회 정보위 현안보고에서 북한의 무기 거래 등에 대한 성과를 설명했다”며 “해킹 대상은 주로 해외에서 북한과 관련된 무기를 거래하는 사람들”이라고 설명했다.
여야는 이날 국정원 해킹 의혹의 진상을 규명하기 위한 국정원 실무자들과 ‘전문가 기술 간담회’를 다음 달 6일 국정원에서 열기로 합의했다. 간담회 대상은 여야가 각각 2명씩 추천하는 외부 전문가 4명과 국회 정보위 여야 간사인 새누리당 이철우, 새정치민주연합 신경민 의원을 포함해 모두 6명이다.
여야가 일정에는 합의했지만 공개대상을 두고는 견해차를 재확인했다. 야당은 임모 과장이 삭제한 데이터의 용량과 목록, 로그기록(사용기록) 등을 복원된 데이터와 비교, 검증해야 한다고 요구했지만 여당은 로그파일 공개는 절대불가라는 입장을 고수했다.
한편 황교안 국무총리는 이날 국회에서 정의당 심상정 대표를 만나 “국정원에서 한 일이 모두 불법이나 잘못이라고 말할 수는 없다”며 “검찰이 수사 중이니 정확한 진상을 확인하는 게 선행돼야 한다”고 말했다. 다만 “혹시라도 국가기관이 함부로 감청하고 도청하는 문제가 있을 경우 엄정하게 처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고성호 기자 sungho@donga.com
황형준 기자 constant25@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