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그룹 후계 분쟁… 엇갈리는 지분 주장 진실은
신동주 전 부회장은 30일 니혼게이자이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내가 확보한 일본 롯데홀딩스 의결권이 전체의 3분의 2가 넘는다”고 밝혔다. 주총을 열면 승리한다는 의미다. 신 전 부회장은 “주총을 열어 이사진을 교체할 것”이라고 밝혔다. 27일 아버지를 대동한 자리에서 감행한 현 이사진에 대한 해임을 다시 시도한다는 것이다.
신 전 부회장은 “아버지(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가 대표인 자산관리회사(광윤사)가 33%의 지분을 갖고 있다. 내 지분은 2% 이하지만 우리사주를 합치면 3분의 2가 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동생인 아키오(신동빈 회장)의 의결권은 나보다 적다”고 밝혔다. 신 전 부회장에 따르면 신 회장의 지분은 일본 롯데홀딩스뿐만 아니라 광윤사도 형인 신 전 부회장보다 적다.
신 전 부회장과 신 회장이 가진 지분도 차이가 크다. 현재 일본 롯데홀딩스는 비상장사로 정확한 지분 구조를 공식 발표하지 않고 있다. 다만 일본의 경영 리포트 사이트인 ‘제이씨넷’은 신동빈 회장과 신동주 전 부회장의 지분을 각각 19.1%로 표기한 바 있다. 신 회장 측은 “신 회장의 지분에 우리사주가 가진 12%가 신 회장 우호 지분이고, 신격호 총괄회장과 일본롯데 계열사 투자자들이 보유한 기타 지분 22.15%도 대부분 신 회장을 지지한다”고 밝혔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자기편의 지분이 더 많다는 신 전 부회장의 주장에 대해 “옛날 얘기일 뿐”이라고 선을 그었다. 신 전 부회장이 대표이사로 재직하던 때의 상황이라는 것이다. 이 관계자는 “이사진은 일본 롯데그룹의 주주와 투자자의 의견을 반영한다. 신 전 부회장의 말이 사실이면 15일과 28일 이사회에서 반대표가 한 표도 안 나올 수 있었겠느냐”고 말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인터뷰 아래 해설을 붙이고 “부실한 지배구조가 문제”라며 “비상장회사인 일본 롯데홀딩스에서 신 총괄회장의 영향력이 절대적이다 보니 서로 아버지를 자기편으로 끌어가려다 혼란이 생겼다는 것”이라며 양측을 모두 비판했다.
일본 롯데홀딩스의 이사진이 신 회장 편이라는 점에서 일단 주총에서도 신 회장 측이 유리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롯데그룹 고위 관계자는 “누가 봐도 신동빈 회장 측이 유리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반면 신 회장 측은 주총에서의 대결이 부각되는 것이 부담스러운 상황이다. 이미 한국과 일본 롯데그룹의 경영권을 확보한 상황에서 그룹 내 싸움이 부각돼서 좋을 게 없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주총은 곧 열릴 것으로 보인다. 신 회장이 28일 이사회에서 결정한 대로 신격호 총괄회장을 명예회장으로 추대하려면 정관을 바꿔야 하고 이를 위해서는 주총이 열려야 한다.
한우신 기자 hanwshi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