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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격호, 日 다녀온 뒤 건강 더 악화

입력 | 2015-07-31 03:00:00

[롯데그룹 후계 분쟁]
일본인 부인 30일 급히 입국… 신동주 “판단 능력 문제 없어”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의 부인이자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과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형제의 어머니인 시게미쓰 하쓰코 씨가 30일 오후 김포공항을 통해 입국하고 있다. 최혁중 기자 sajinman@donga.com

롯데그룹이 사상 초유의 경영권 분쟁을 겪고 있는 가운데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93)의 건강 상태에 관심이 쏠린다. 신 총괄회장은 그동안 아흔이 넘은 나이에도 그룹 운영의 전권을 쥐고 있었지만 최근 장남인 신동주 전 일본롯데 부회장과 차남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사이에 ‘형제의 난’이 발생하면서 큰 충격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30일 롯데그룹 등에 따르면 신 총괄회장은 28일 일본에서 귀국한 이후 건강 상태가 나빠져 주치의 진료를 받았다. 롯데 고위 관계자는 “90세가 넘은 어르신을 두 번이나 비행기에 태우고 일본을 다녀왔는데 건강이 온전할 수가 없다”고 말했다. 신 총괄회장은 공항에 몰린 취재진을 보고 크게 놀랐던 것으로 전해졌다.

신 총괄회장의 부인이자 두 형제의 어머니인 시게미쓰 하쓰코(重光初子·88) 씨가 이날 갑자기 김포공항을 통해 한국에 온 것도 이 때문이란 분석이 나온다. 큰딸인 신영자 롯데재단 이사장(73) 등 직계 가족도 신 총괄회장의 집무실이 있는 서울 중구 을지로 롯데호텔로 모였다.

롯데그룹은 경영권 분쟁 이후 신 총괄회장의 건강 상태에 대해 “판단력이 흐려졌다”고 공식적으로 밝히고 있다. 일본 롯데홀딩스를 방문해 차남 신 회장을 이사진에서 해임하는 등의 행동을 한 원인이 ‘고령’ 때문이라는 것. 롯데 관계자들에 따르면 신 총괄회장은 고령으로 청력이 좋지 않고, 기억력과 집중력도 크게 떨어진 상태다. 신 총괄회장은 원래 1921년생으로 한국 나이로 95세지만 호적에는 1년 늦은 1922년 출생으로 등록된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장남인 신 전 부회장 측은 건강 이상설에 대해 “사실이 아니다”란 입장이다. 신 전 부회장은 30일 니혼게이자이와의 인터뷰에서 “(아버지는) 1년 반 전에 골절상을 입어 수술했다. 한때는 휠체어를 탔지만 지금은 지팡이로 걸어 다닐 수 있고, 판단 능력에도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박재명 jmpark@donga.com·최고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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