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중순엔 한국 임원들도 해임 지시… 신동빈 日롯데 대표선임 시기와 비슷 롯데측 “사실상 감금 상태서 서명”
30일 롯데그룹 계열사의 한 고위 관계자는 “이달 중순경 신 총괄회장이 한국롯데의 주요 계열사 대표 3, 4명에 대해 해임하라는 지시를 내린 적이 있다고 들었다”고 말했다. 신 총괄회장이 해임 지시를 내린 시기는 정확히 알려지지 않았으나 신동빈 회장이 일본 롯데홀딩스 대표이사로 선임된 시기와 비슷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관계자는 “해임 지시는 신 총괄회장이 문서(지시서)에 직접 사인을 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진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신 총괄회장이 해임 지시를 하는 과정에 장남인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이 관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관계자는 “1월부터 이어진 신 전 부회장의 해임건 등에 대해 ‘문제가 있다’는 보고가 신 총괄회장 측으로 들어갔고, 이에 대해 신 총괄회장이 문책성으로 ‘신동빈의 사람’으로 불리는 한국롯데 임원들의 해임을 결정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신 전 부회장은 KBS와 단독 인터뷰를 갖고 신 총괄회장이 직접 작성했다며 신동빈 회장 등 일본 롯데홀딩스 이사진을 해임하고 신 전 부회장을 다시 일본 롯데홀딩스 사장에 임명한다는 지시서 2장을 공개했다. 신 전 부회장은 “이들 지시서는 신 총괄회장이 일본으로 떠나기 전날(26일)에 작성한 것”이라며 “‘(장남의) 쿠데타’라는 표현을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롯데그룹 측은 “일본 롯데홀딩스의 임원 인사는 이사회의 의결 등 상법상의 절차가 필요하다”며 “해임 지시만으로는 효력이 없다”고 밝혔다.
김범석 bsism@donga.com·손가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