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그룹 후계 분쟁] 신동빈측 “日롯데 계열사 우호적… 광윤사 없이도 최대 70% 가능” 신동주측 “광윤사 지분 확보 승산… 우리사주 포함 42%도 우리편” 주총 준비 착수… 8월 결론날듯
롯데 측이 신동빈 회장이 형인 신동주 전 부회장보다 지분 싸움에서 유리한 고지에 올라 있다고 판단하는 이유는 일본롯데 계열사들이 신동빈 회장에 대해 상대적으로 우호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는 점 때문이다.
롯데그룹 고위 관계자는 “투자회사(일본롯데 계열사)들은 원래 신격호 총괄회장이 한국으로 진출할 당시 계열사였기 때문에 신격호 총괄회장에게 우호적일 것이라는 말이 있지만 이미 50년 가까이 지나면서 사정이 많이 달라졌다”고 전했다. 신동빈 회장이 그동안 한국롯데를 경영하며 신동주 전 부회장에 비해 월등하게 우수한 실적을 보여준 데다, 일본롯데의 주요 계열사도 이미 장악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 경우 신동빈 회장 측이 확보할 수 있는 지분은 최대 70%다. 그동안 롯데그룹이 과반 내지 최대 70%의 우호지분을 확보할 것이라고 장담했던 것도 이 같은 배경 때문으로 풀이된다.
기존에는 신동주 전 부회장이 부친인 신격호 총괄회장의 지원 아래 광윤사 지분을 이용해 표 대결에서 신동빈 회장을 이길 것이라는 관측도 나왔다. 하지만 롯데그룹이 공개한 지분 구성에 따르면 광윤사 지분은 27.65%에 불과하다. 신동주 전 부회장 측은 우리사주와 기타 지분을 포함해 42% 정도가 자신들에 대해 우호적이라고 했지만 롯데그룹은 우리사주와 기타 주주 지분은 30%에 불과하고, 그나마 우리사주의 지지를 신동빈 회장이 확보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신동빈 회장이 롯데그룹에 합류하기 전 증권회사(일본 노무라증권)에서 근무했기 때문에 지분 구조 등에 대해서는 상당히 밝은 편”이라며 자신감을 보였다.
양측 간 지분 경쟁은 8월에 결론이 날 것으로 보인다. 일본롯데 측은 주주총회 개최를 위한 실무적인 준비에 착수했다. 일본롯데 관계자는 언론 인터뷰에서 “(회사 관계자들에게) 주주총회 개최를 위한 안내를 했다. 다만 아직 주총을 언제 열지는 결정된 바 없다”고 설명했다.
김범석 기자 bsism@donga.com / 도쿄=장원재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