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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경북][부산/경남]지자체 ‘원전해체센터 유치전’ 갈수록 뜨겁다

입력 | 2015-08-03 03:00:00

“경제적 효과 크고 연관산업 성장”… 경북도-대구-경주시 공동유치 협약
부산-울산시도 공동유치 공들여




김연창 대구시 경제부시장, 이인선 경북도 경제부지사, 김남일 경주시 부시장(왼쪽부터)이 지난달 31일 경북도청에서 원자력해체기술종합연구센터 공 동 유치 협약식을 가졌다. 경북도 제공

내년부터 시작될 원자력해체기술종합연구센터(원전해체센터) 추진사업을 앞두고 유치전이 뜨겁다. 원전해체센터는 연구기반 구축에 따른 경제적 효과는 물론이고 연관 산업 성장과 전문 인력 양성 등 새로운 시장 창출 기대로 해당 지자체들이 사활을 걸고 있다.

미래창조과학부는 2019년까지 1473억 원을 들여 7550m² 규모의 원전해체센터를 건립하기로 하고 타당성 조사를 하고 있다. 3월 전국 광역자치단체를 대상으로 유치 의향을 조사한 결과 8개 시도가 나섰다.

경북도 대구시 경주시는 7월 31일 원전해체센터 공동 유치 협약을 체결했다. 경북도는 4월부터 한국전력기술과 한국원자력환경공단 등 원전 핵심 기관들과 잇달아 양해각서를 체결하고 협력 관계를 구축했다. 경주시도 지난해 8월 원전해체센터 유치추진단을 구성한 뒤 최근 17개 관련 기관과 협약을 맺었다.

국내 원자력발전소 24기 가운데 12기(월성 6기, 한울 6기)가 가동 중인 경북도는 한국수력원자력 본사 경주 이전, 원전 해체의 필수 기관인 중저준위 방사성폐기물 처분장 보유 등을 장점으로 내세우고 있다. 원자력 관련 첨단 기술 개발 기관인 양성자가속기연구센터가 있다는 점도 강점이다. 이인선 경북도 경제부지사는 “경북은 설계와 건설 운영 폐기까지 원전 해체 전문기관이 모두 있는 최적의 입지 조건을 갖추고 있다”고 말했다.

대구시는 추진 중인 첨단로봇산업 육성에 원전해체센터 유치가 도움이 될 것으로 보고 손을 잡았다. 김연창 대구시 경제부시장은 “국가 에너지산업 발전을 위해 원전시설이 모여 있는 경주가 센터 최적지라고 보고 상생 발전 차원에서 공동 협력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부산시는 최근 기장군의 고리원전 1호기 폐로(廢爐) 결정을 원전해체 기술시장 선점의 기회로 보고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고리원전 영구정지 대응방안 수립과 함께 원전해체센터 유치 전담 원자력산업팀을 신설했다. 시는 고리원전 인근 동남권 방사선 의과학산업단지에 센터 유치를 추진하고 있다. 이곳에는 동남권원자력의학원과 중입자가속기 등 원자력 분야의 대형 국책시설이 들어서고 있다. 오규석 기장군수는 “원전해체센터를 유치하면 기장군이 최상의 환경을 갖춰 관련 산업의 선두 주자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울산시는 울주군 서생면 신고리 원전 5·6호기 인근 원자력 융합 및 에너지 특화산업단지에 원전해체센터 유치를 추진하고 있다. 2월에는 울산원전해체기술연구협회를 구성했다. 울주군은 최근 시민 47만 명이 서명한 센터유치 서명지를 정부에 전달했다.

부산시와 울산시는 공동 유치에도 힘을 모으고 있다. 두 지자체가 추진하는 원전해체센터 입지 2곳의 거리가 4km 내외여서 구체적인 부분을 협의하고 있다. 서병수 부산시장은 “울산과 부산의 상생을 위해 이번 사업을 시발점으로 삼을 것”이라고 말했다.

원전해체센터는 국내외 원전 해체 및 핵심 기술을 집중 연구한다. 미래부는 원전 1기당 해체 비용을 6000억∼1조 원, 국내 시장 전체 규모는 14조 원으로 추정하고 있다.

장영훈 jang@donga.com·조용휘·정재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