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무총리 낙마로 입은 상처가 컸지만 김태호는 이듬해 4·27 김해을 보궐선거에서 당선돼 재기한 뒤 2012년 총선까지 연승해 재선 국회의원이 됐다. 지난해 7·14전당대회에선 최고위원에 올랐다. 그러던 그가 돌연 내년 총선 불출마를 선언했다. 그의 사퇴가 정치권에 충격을 줘 후진 양성을 위해 과감히 용퇴하는 의원들이 늘어난다면 좋겠지만 워낙 돈키호테식 돌출행동이 잦았던 터라 파장이 큰 것 같지 않다.
▷그는 “최연소 군수, 도지사를 거치면서 몸에 밴 스타의식과 조급증으로 몸과 마음이 시들었다”며 “초심은 사라지고 내 말만 하려 하고 언어가 과격해지고 생각의 깊이는 얕아졌다”는 이유를 들었다. 하지만 “정계 은퇴는 아니다”면서 “열심히 공부하고 실력과 깊이를 갖췄다고 생각될 때 다시 돌아오겠다”고 말하는 대목에서는 ‘큰 꿈’을 염두에 두고 3선 지사 불출마를 결심했던 때가 연상된다. 지역구가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고향으로 총선 승리를 장담할 수 없으니까 낙선 부담을 피하고 대선으로 직행하려는 것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박성원 논설위원 swpar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