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산시장, 돈이 움직인다]<2>수익형 부동산에 쏠린 눈
초저금리에 잠자던 돈이 향하는 투자처 중 하나가 수익형 부동산 시장이다. 은행의 예·적금이나 중수익형 금융 상품에 비해 안정적이면서도 비교적 높은 수익률을 안겨 주기 때문이다. 동아일보의 설문조사에 응한 자산가 105명 중 절반 이상은 앞으로 상가나 중소형 빌딩 등 수익형 부동산에 투자하겠다고 답했다.
○ 아파트보다는 수익형 부동산
서울 강남구 청담동에서 수익형 부동산 거래를 주로 중개하는 김동주 대표는 “부자들은 주택 보급률이 100%를 넘어선 뒤에 아파트 시장에 대한 기대를 많이 줄였다”며 “괜찮은 상가는 나오자마자 매매가 이뤄질 정도로 인기가 높다”고 귀띔했다.
특히 중소형 빌딩은 최근 떠오르고 있는 인기 투자처다. ‘꼬마 빌딩’으로도 불리는 20억∼30억 원대 4, 5층짜리 중소형 빌딩은 보통 월 임대료로 1000만 원 정도, 연간 4∼6%대의 임대 수익을 기대할 수 있다.
그동안 중소형 빌딩 시장은 사옥을 확보하려는 기업들이 주도해 왔지만 저금리로 대출 이자 부담이 낮아지면서 대출을 끼고 투자하려는 개인이 대거 몰리고 있다. 부동산자산관리업체 리얼티코리아에 따르면 올해 2분기(4∼6월) 서울지역에서 50억 원 이하 빌딩의 거래 금액은 약 7900억 원으로 작년 동기 대비 216% 늘었다.
송미정 하나은행 영업1부 PB센터 부장은 “최근 자산가들의 포트폴리오에 ‘꼬마 빌딩’은 기본적으로 포함돼 있다”며 “대출을 끼거나 갖고 있던 아파트를 팔아 임대 수익을 꾸준히 낼 수 있는 역세권이나 주요 상권의 빌딩을 매입한다”고 말했다.
○ 고시원, 게스트하우스 등 틈새시장도 인기
고시원, 게스트하우스 등 이색적인 부동산도 인기가 높다. 고시원 중개를 전문으로 하는 이우섭 대표는 “현재 매물로 나온 곳 중 노량진에 있는 23억 원짜리 고시원은 만실 기준으로 매달 2000만 원의 수익을 올릴 수 있다”며 “어떤 부동산보다도 수익률이 높아 관심이 뜨겁다”고 말했다.
한국을 찾는 중국인 관광객이 증가하면서 이들을 대상으로 한 게스트하우스나 모텔 등에도 투자 수요가 몰리고 있다. 게스트하우스 중개를 전문으로 하는 한 공인중개사는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로 주춤했다가 최근 다시 문의가 늘고 있다”며 “신규 공급은 거의 없는데 수요가 많다 보니 매매보다는 주로 임대 거래만 있다”고 말했다.
자산가들에게 부동산 투자는 효과적인 절세 수단이기도 하다. 부동산 임대 소득은 금융종합과세 대상이 아닌 데다 대출 이자나 부동산 관리비 등에 대해서는 종합소득세 공제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증여용으로 부동산을 이용하는 자산가들도 있다.
전문가들은 임대 시장의 안정성과 미래 환금성을 부동산 투자의 기본으로 꼽는다. 이동현 하나은행 행복한부동산센터장은 “당장의 높은 수익률보다는 꾸준히 수익을 낼 수 있는 물건인지가 더 중요하다”며 “임차인이 우량한지, 나중에 부동산을 팔고 싶을 때 수월하게 거래할 수 있는지도 잘 따져 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철웅 인턴기자 한양대 경영학과 4학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