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랑나비와 달님/장영복 글·이혜리 그림/33쪽·1만3000원·보림
적절한 화면 분할에 대상별로 기법을 달리한 그림은 이야기에 집중하되 독자 입장에 따라 자신의 것으로 읽도록 안내하고 있습니다. 색연필과 구아슈(아라비아고무를 교착제로 써 반죽한 수채물감 또는 이 물감을 사용해 그린 그림), 사진 이미지들로 겹겹이 쌓아올려 높은 밀도를 보여줌으로써 장면 하나하나를 꼼꼼히 들여다보게도 합니다.
이 책은 아이들보다는 부모 입장에서 만들어졌어요. 아이를 키우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완벽하게 공감할 수 있을 거예요. 정작 아이들은 사마귀에게 먹히는 엄마 호랑나비나 자기들끼리 자라나고 있는 애벌레들에게 집중하겠지요. 애벌레들이 살고 있는 탱자나무 가시 너머로 뛰노는 또래 친구들 모습도 볼 것입니다.
사람들 세상도 마찬가집니다. 꼭 부모가 아니어도 변함없이 따스한 눈길로 지지하는 누군가가 있다면 아이들은 어떤 상황에서도 일어나 달려갈 수 있을 것입니다. 달님의 사랑 안에 활짝 날개를 펴고 날아오른 아기 호랑나비처럼 말이죠.
김혜진 어린이도서평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