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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뷰스]농업, 광복 70년 재도약의 출발점

입력 | 2015-08-10 03:00:00


이동필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사람이 70세 사는 이, 예로부터 드물다(人生七十古來稀)’는 글이 있듯이 과거 70세 노인의 생일잔치에는 주민들이 함께 모여 축제를 벌였다. 올해 광복 70년을 맞아 정부에서도 다양한 국가적 행사를 통해 어려움 속에서도 자랑스러운 역사를 만들어 온 의미를 되새기고 변화와 발전된 모습을 확인하는 시간을 갖고 있다.

우리 농업의 70년 역사에는 수차례 굴곡이 있었다. 물로 허기를 달래던 보릿고개 시절 농업은 생존을 지키기 위한 유일한 희망이었다. 온 국민이 허리띠를 졸라매고 산업화에 매달렸던 시기에는 녹색혁명을 통한 쌀 증산으로 한강의 기적을 뒷받침했다. 농업의 과학화, 고부가가치화를 향한 국가적 노력과 농민들의 헌신에 힘입어 우리 농업은 1990년대 이후 시장 개방의 어려움 속에서도 미래 성장산업으로 주목받고 있다.

농업·농촌은 우리에게 어떤 의미일까? 지난달 실시한 ‘농림업 70년 대국민 설문조사’에 따르면 광복 이후 농림업이 국가 경제와 사회 발전에 기여했다는 응답은 64%로 나타났다. 부문별로는 식량 공급을 필두로 사회, 경제 분야 등 다방면에서 기여도가 높은 것으로 집계됐다. 먹을거리를 생산하는 본연의 기능 외에도 경제 성장에 이바지하고 환경과 문화 측면에서도 큰 역할을 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았다. 국민 경제에 농림업이 중요하다는 응답도 86%에 달했다. 많은 국민의 의식 속에 우리 농업은 국민 건강을 지키고 나라 경제와 사회 발전에 공헌해온 생명산업이자 기반산업인 것이다.

그간 축적해온 성과도 적지 않다. 최근 발표된 ‘광복 70년 과학기술우수성과 70선’에는 농업기술이 3건 포함돼 다양한 산업 분야의 첨단기술들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 통일벼로 대표되는 녹색혁명, 사계절 신선한 채소 공급을 가능케 한 백색혁명, 배추 품종 육성 등이 그것이다. 작물 생산 전반에 걸쳐 생산성이 높아진 가운데 고품질의 친환경 농산물과 고부가가치 농산물이 저변을 넓혀가고 있다. 위의 조사에서 향후 농림업의 발전 가능성을 긍정적으로 보는 의견이 절반에 가깝게 나타난 것 역시 우리 농업의 역량을 평가했기 때문이 아닌가 한다.

지금 우리 농촌에는 위기와 기회가 공존하고 있다. 고령화와 개방화로 인한 농가소득 정체 등 만만찮은 현실 속에서도 귀농·귀촌 증가, 스마트팜 확산, 6차 산업 활성화, 지역특화산업 발전 등 농업이 새로운 성장동력이 될 기회 역시 열려 있다.

해법은 기본에서 찾아야 한다. 먼저 농업의 존재 이유를 분명히 할 필요가 있다. 선진국에서 농업에 막대한 투자를 하는 이유는 농업을 중요한 성장산업으로 인식하고 있기 때문이다. 식탁 안전을 책임지는 본원적 기능과 함께 2, 3차 산업과의 결합을 통한 6차 산업으로의 확장성에 주목하고 농생명산업을 집중 육성하는 전략이다. 첨단 기술 개발을 통한 농업의 가치혁명은 우리에게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이에 더해 우리 농촌에는 고유의 전통과 음식 등 문화유산이 즐비하다. 외국 못지않은 농촌관광 상품과 다양한 문화상품을 만들어낼 여건이 충분하다는 얘기다.

다가올 미래에도 농업은 우리 삶의 근간이며 대한민국의 성장동력이다. 농촌은 국민 모두의 일터이자 삶터요, 쉼터다. 근대화와 산업화가 농업의 뒷받침 위에서 꽃을 피웠듯 선진국 진입을 향한 재도약의 출발점 또한 농업이 돼야 한다. 광복 70년을 맞는 지금 우리 농업과 농촌을 다시 돌아봐야 할 이유가 여기 있다.

이동필 농림축산식품부 장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