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프로농구는 올 여름 현역 감독과 선수의 불법 스포츠 도박 및 승부조작 혐의 수사로 홍역을 앓고 있다. KBL은 재발방지 등 강도 높은 대책 마련과 리그 차원의 반성을 통해 새롭게 태어나려고 안간힘을 다하고 있다(사진은 기사와 관련 없음). 스포츠동아DB
10. KBL 불법 스포츠 도박 대응 전략
KBL 전 구성원 참여 재발 방지 워크숍 개최
불법 스포츠 도박 가담자에 강도 높은 제재
이성훈 사무총장 “신뢰 회복 위해 다시 뛴다”
남자프로농구를 주관하는 KBL은 5월부터 감독과 선수 등 구성원들이 불법 스포츠 도박에 연루된 혐의로 경찰의 수사를 받으면서 곤욕을 치르고 있다. 2013년 동부의 지휘봉을 잡았던 강동희 전 감독의 승부조작 사건에 이어 2년 만에 다시 유사한 일이 생겼다. 전창진 전 KGC 감독이 kt를 이끌던 2014∼2015시즌 도중 소속팀의 경기를 대상으로 불법 스포츠 도박 사이트에 지인을 통해 대리 베팅하고, 승부조작을 했다는 혐의로 서울 중부경찰서에서 수사를 받았다. 이어 남자프로농구 현역 선수 일부가 불법 스포츠 도박 사이트에 베팅한 정황이 드러나 경기지방경찰청 사이버범죄수사대가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 전·현직 5∼6명의 선수가 참고인 자격으로 조사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KBL은 검찰과 경찰의 수사 결과 발표를 지켜본 뒤 일벌백계하고, 이를 계기로 남자프로농구 전체가 환골탈태하는 계기로 삼을 계획이다.
● 강도 높게 개혁하는 KBL
KBL 이성훈 사무총장은 “인터넷 등 통신의 발달로 누구나 쉽게 불법 스포츠 도박 사이트에 접근할 수 있다. 그 정도로 만연하고 있다고 봐야 한다”며 “다시 한번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 아예 접근하지 못하도록 KBL 구성원 모두 서로를 도와야 한다. 강도 높은 제재와 교육으로 유사한 일이 다시는 발생하지 않도록 온갖 노력과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 환골탈태로 재도약 노리는 KBL
남자프로농구는 날로 인기를 잃어가고 있는 상황에서 2013년과 올해 두 차례의 승부조작 사건(혐의)으로 큰 타격을 입었다. 현역 감독과 선수들이 승부조작과 불법 스포츠 도박에 연루돼 경찰 수사를 받아 팬들의 신뢰가 무너졌다. 유무죄 여부를 떠나 KBL은 심각한 상처를 입었고, 끝없이 추락하고 있다.
2015∼2016시즌을 앞두고 다양한 변화를 통해 재도약을 꾀한 KBL은 난처한 상황을 맞았다. KBL 이사회에선 리그를 중단해야 하는 것이 아니냐는 의견까지 나왔다고 한다. 그러나 KBL은 리그는 정상적으로 운영하기로 했다. 리그를 중단하면 모기업이 어려운 일부 구단이 팀을 해체하겠다고 선언함으로써 리그 자체가 무너질 수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KBL은 정직하고 올바른 경기를 통해 팬들에게 진정성을 전달하고, 리그 전체가 다시 출발하는 계기로 삼기겠다는 생각이다. 이를 위해 KBL 모든 구성원이 참여하는 자정결의대회를 여는 방안도 구상 중이다.
최용석 기자 gty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