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0억 보상 기금안’ 긍정 평가… 중재안 추가 조정은 보류 요청
삼성전자 반도체 사업장의 백혈병 등 직업병 문제와 관련된 피해자 및 가족들로 구성된 삼성직업병가족대책위원회(가대위)가 삼성전자와 다음 달 말까지 직접 협상을 하겠다고 10일 발표했다. 앞서 지난달 23일 ‘삼성전자 반도체 등 사업장에서의 백혈병 등 질환 발병과 관련한 문제 해결을 위한 조정위원회(조정위)’가 내놓은 중재안에 대해 수정 요구를 한 데 이어 처음으로 구체적인 협상 시점을 제시한 것이다.
가대위 측은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9월 말을 1차 시한으로 잡고 삼성전자와 당사자 협상을 마무리하고자 한다”며 조정위에 조정기일 지정을 보류할 것을 요구했다.
조정위 권고안과 관련해 삼성전자가 내놓은 방안에 대해서는 긍정적으로 평가한다는 첫 공식 입장도 내놨다. 가대위는 “조정위 권고에 따라 삼성전자가 1000억 원의 보상기금을 조성하기로 한 점, 특히 가대위가 계속 주장해 온 협력업체 근로자들에 대한 보상을 포함시키기로 한 점을 높이 평가한다”고 밝혔다.
또 다른 협상 당사자인 반올림(반도체 노동자의 건강과 인권지킴이)은 애초 권고안을 환영한다고 밝혔지만 8일 반올림 소속 피해자 가족인 황상기 씨 등 두 명이 “조정위 권고안을 거부한다”는 새로운 입장을 추가로 발표했다. 황 씨는 다음 날 “반올림과의 불화나 조정위를 거부하는 글이 아니다”라며 “조정위 권고안에서 보상 규모가 너무 작고 피해자를 구제하는 효과가 없을 것 같아 보상안을 현실에 맞게 올리라는 뜻”이라고 한발 물러섰다.
김지현 기자 jhk85@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