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DMZ 지뢰 도발] [비상 걸린 비무장지대]<上>다변화하는 北도발
현장 GP 찾은 韓국방 “주저하지 말고 응징” 한민구 국방부 장관이 10일 목함지뢰 폭발 사건이 발생한 비무장지대(DMZ) 육군 1사단 감시초소(GP)를 찾아 “적이 도발해오면 GP장 판단하에 주저 없이 과감하고 단호하게 대응해달라”고 지시했다. 국방부 제공
○ 갈수록 다변화하는 북한의 도발
지난해 3, 4월 북한 무인기의 우리 영공 침투 사건 역시 새로운 도발 유형이었다. 인천 옹진군 백령도에 북한군 무인항공기가 추락하면서 밝혀진 이 사건은 청와대 상공은 물론 백령도 등 서해 5도의 아군 주요 시설이 북한 무인기에 속수무책으로 노출됐던 사건이었다. 비록 인명 피해는 없었지만 아무런 제재 없이 서울의 방공망이 뚫렸다. 당시 군은 무인기 침투 사건을 축소 은폐하려 했다는 비판에 직면했다. 이번 DMZ 지뢰 매설 도발은 1967년 북한이 한국군 감시초소(GP)와 철책을 잇는 보급로에 지뢰를 묻어 피해를 입힌 이후 48년 만에 벌어진 무력 도발이다.
○ 북한군 움직임 포착했지만 허 찔려
군 당국은 5월경부터 북한군이 MDL 근처에서 북한군의 수상한 움직임을 포착해 경계태세를 강화했다고 한다. 당시 북한군은 10∼20명씩 조를 이뤄 MDL을 침범했다가 물러났다. 우리 군은 북한군의 이런 행동을 MDL에 세워진 표식을 확인하고 쓰러진 표식을 바로 세우는 작업을 하는 것으로 파악했다. 특히 남쪽에 건너오는 북한 측 귀순자를 겨냥해 일부 MDL 근처에 대인 지뢰를 매설하는 작업도 포착했다고 한다. 이에 따라 최윤희 합참의장이 6월 육군 최전방 GOP를 방문해 “북한의 기습적 도발 가능성에 대비하라”고 지시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국군의 감시 장비에는 북한군이 MDL을 440m나 넘어와 지뢰를 매설하는 장면은 포착되지 않았다. 이번 지뢰 매설 도발과 같은 형태로 철책 통문 앞뒤로 목함지뢰 3개를 매설하기 위해선 최소 북한군 2명이 10여 분 작업해야 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하지만 여름철에 수풀과 잡목이 우거져 있다 보니 감시 장비로 사전에 움직임을 포착하기 어려웠다는 설명이다. 군 관계자는 “북한군이 목함지뢰를 매설한 장소가 한국군 GP에서 750m 떨어져 있고, GOP에서는 2km나 떨어져 있는 지점”이라며 “GOP 경계에 문제가 있었던 것은 아니며 사건 장소가 감시 장비를 사용해도 제한적으로 관측되는 한계가 있다”라고 설명했다.
군 당국은 도발 주체를 즉각 파악하기 어렵다는 점을 노리고 북한이 DMZ 지뢰 매설 도발을 감행한 게 아니냐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앞서 우리 군은 연평도 포격 도발 이후 “도발 원점은 물론이고 지원, 지휘세력까지 타격하겠다”고 천명해왔다. 하지만 지뢰 사고가 발생하면 유실된 아군 지뢰에 의한 것인지 북한의 도발인지 파악하기 어려워 즉각 대응하지 못한다는 점을 노렸다는 설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