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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프로야구 달구는 ‘꽃미남 한국스타’ 이대은 전성시대

입력 | 2015-08-11 19:26:00


‘돌부처’ 오승환(33·한신)도 ‘조선의 4번 타자’ 이대호(33·소프트뱅크)도 아니다. 요즘 일본 프로야구를 가장 뜨겁게 달구는 한국 선수는 ‘꽃미남’ 이대은(26·지바롯데)이다.

2008년 신일고를 졸업한 뒤 곧바로 태평양을 건너 미국 무대에 진출했던 이대은은 올해 일본 프로야구로 무대를 옮겼다. 데뷔 첫 해지만 그는 시속 150㎞가 넘는 빠른 볼을 앞세워 팀 내 최다승(9승) 투수로 자리매김했다. 9승은 해방 이후 한국 선수가 일본 프로야구에서 거둔 최다승 기록이다.

스포츠닛폰은 11일 “(지바롯데) 구단에서 인기와 실력을 겸비한 한류 오른손 투수를 높게 평하고 있다”며 구단 고위 관계자를 인용해 “현재 성적을 보면 다음 시즌도 기대가 된다. 그에게 재계약을 요청할 것”이라고 전했다. 지바롯데는 안방 구장에서 이대은의 이름을 딴 가락국수(우동)를 판매하고 있다. 이대은도 ‘맛있다’고 평가했다.

●태평양 건너 건너

이대은은 메이저리그 시카코 컵스 스카우트 눈에 띄어 이학주(25)와 함께 마이너리거 생활을 시작했다. 지난해까지 마이너리그에서 7시즌 동안 거둔 성적은 통산 40승 37패, 평균자책점 4.08. 통산 135경기에 등판했고 이중 121경기(89.6%)에 선발 등판했다.

끝내 메이저리그에 진출하지 못한 이대은은 지난해 크리스마스 때 연봉 5400만 엔(약 5억975만 원)에 지바롯데와 계약했다. 두산 수석코치를 지냈던 이토 쓰토무 지바롯데 감독이 그를 눈 여겨 봤다는 후문이다. 이대은은 지바롯데 입단 뒤 이날 경기 전까지 선발로 7승, 구원으로 2승을 거뒀다. 평균 자책점은 3.29.

지바롯데 투수 코치를 했었던 니시모토 다카시 프로야구 한화 코치는 “그 체격(188㎝·86㎏)에 그렇게 부드러운 폼으로 던지는 걸 보면 대단한 노력파로 보인다”며 “상대를 집요하게 분석하는 일본에서 10승을 거두는 건 분명 강점이 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대은이 뛰어난 활약을 선보이면서 11월에 열리는 국가 대항전 ‘프리미어 12’ 대표팀 승선 여부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김인식 국가대표팀 감독도 이미 그의 경기를 유심히 관찰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이대은의 한국 프로야구 진출에는 여전히 걸림돌이 남아 있다. 한국야구위원회(KBO) 관계자는 “이대은은 프로 지명을 거치지 않고 곧바로 해외로 입단한 케이스이기 때문에 국내로 돌아오려면 2년 동안 유예 기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군 문제도 해결해야 한다.

●10승의 의미

해방 후 이대은 이전까지 한국 투수 10명이 일본 프로야구 무대를 밟았지만 아직 한 시즌 10승을 거둔 투수는 없다. 구대성(46·당시 오릭스)과 조성민(2013년 사망·당시 요미우리)이 기록한 7승이 한국인 선수 최다승 기록이었다.

고려대 재학 중 일본으로 건너간 조성민은 데뷔 2년차이던 1998년 전반기에만 7승을 거두며 올스타로 뽑혔다. 하지만 그 올스타전에서 부상을 당해 시즌을 접었고 그 뒤 내리막길을 걷다 2002년 10월 퇴단했다.

일제 강점기 때로 거슬러 올라가면 이팔용(1918~1997·일본명 후지모토 히데오)이 1942년 데뷔 첫 해부터 요미우리에서 10승을 기록하는 등 통산 200승(87패)을 거뒀다. 이팔용은 일본 프로야구에서 처음으로 퍼펙트게임에 성공한 투수이기도 하다.

임보미기자 bom@donga.com·황규인 기자 kin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