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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경모 전문기자의 폰카시대]더 가깝게, 더 넓게

입력 | 2015-08-12 03:00:00


손가락을 화면에 대고 벌리면 크게 볼 수 있다.

박경모 전문기자

스마트폰 카메라로 멀리 있는 사람이나 사물을 당겨 크게 찍고 싶을 때 어디까지 가능할까.

최신 폰카의 기능은 콤팩트 디지털카메라와 비교해도 손색이 없다. 1600만 화소, 손 떨림 방지, 선택적 포커스, 수동 노출, 셔터 스피드 조절 등 디카가 자랑하는 기능이 폰카에도 다 들어 있다. 똑똑한 폰카 때문에 콤팩트 디카 판매는 매년 20% 이상 줄고 있다.

폰카 성능 중 가장 아쉬운 게 멀리 있는 것을 당겨 찍는 기능이다. 줌렌즈를 쓰면 카메라를 움직이지 않고도 멀리 있는 피사체를 당겨서 촬영할 수 있다. 또 광각으로 줌아웃해 넓게 찍을 수도 있어 편리하다.

폰카에는 기종에 따라 다르지만 대체로 28mm 정도의 광각에 200mm 가까이 당길 수 있는 망원 기능이 있는 줌렌즈가 달려 있다. 그러나 폰카의 렌즈는 디지털 줌 방식이어서 당겨서 찍을수록 해상도가 떨어지는 단점이 있다. 디지털 줌이란 영상을 이미지센서에 받아들여 단순히 확대해 보여주는 것이다. 즉 광각으로 넓게 찍어 원하는 부분을 컴퓨터 화면에서 포토샵 같은 사진 편집 프로그램으로 확대해 보여주는 효과밖에 없다. 이는 사진을 찍어 확대하면 원래 사진보다 화질이 떨어지는 원리와 같다.

폰카로 멀리 있는 피사체를 줌인해 찍고 싶을 때 두 손가락을 화면에 대고 벌려주면 된다. 그러나 최대한 당길 수 있는 거리의 절반 이하로 당겨야 한다. 최대 6∼8배 당길 수 있다면 3∼4배만 당겨야 좋다. 이때 가능하면 빛이 많은 곳에서 카메라를 견고하게 잡고 흔들리지 않게 해야 화질이 떨어지는 것을 방지할 수 있다.

광학 줌을 쓰는 디카는 여러 조합의 렌즈 동작으로 초점 거리를 늘리거나 줄여 영상을 확대 또는 축소하기 때문에 화질이 거의 떨어지지 않는다. 망원경과 같은 원리로 물체를 당겨 보는 방식이어서 선명한 이미지를 얻을 수 있다. 그러기 위해서는 렌즈 크기가 커야 하지만 슬림한 폰카에서는 채택하기 어렵다.

폰카든 디카든 망원 기능으로 당기면 화각이 좁아져 주변의 불필요한 것을 프레임에서 제거하거나 아웃 포커싱으로 흐리게 처리할 수 있다. 또 거리감을 왜곡해 피사체가 실제 있는 것보다 가까운 것처럼 보이게 할 수 있다.

이런 특징을 활용해 인물이나 꽃을 촬영하면 배경이 흐려져 주제를 강조하기 쉽다. 특히 사람을 망원으로 찍으면 광각렌즈의 왜곡을 피할 수 있고 얼굴에 초점을 맞추면 자연스러운 표정을 포착할 수 있다.

줌렌즈를 피사체에 가까이 가기 귀찮을 때 주∼욱 당겨 찍는 용도로만 사용했다면 이제부터는 가깝게 다가가서 써 보자. 많이 움직여 보면 폰카의 위치에 따라 사진의 질이 크게 차이가 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박경모 전문기자  mom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