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 속초시 영랑호리조트에서 8월 23일까지 공연하는 뉴미디어쇼 ‘더 블루’. 야외 스테이지와 함께 리조트 벽면을 통째로 무대로 활용해 압도적인 스케일의 볼거리를 선사한다. 스포츠동아DB
■ 초대형 블록버스터 뉴미디어쇼 ‘더 블루’
박칼린 연출 속초 영랑호리조트 공연
고층 건물이 무너졌다 다시 세워지고
하이퍼 파사드 기법 판타스틱쇼 화제
슬슬 여름 휴가철도 끝물 냄새가 난다. 어영부영하다 올해도 휴가여행 한 번 못 가보고 여름을 보내는 불상사가 없기를.
배우이자 음악감독, 연출가인 박칼린은 배우로서보다는 연출가로서의 재능이 한결 나아 보인다. 물론 ‘본업’인 음악감독으로서의 능력은 논외다. 재미있는 것은 박칼린이 꽤 다양한 장르의 공연물 연출에 손을 대고 있는데 뮤지컬보다 오히려 쇼 종목에서 더욱 두각을 나타낸다는 점이다.
‘더 블루’는 속초의 신세계 영랑호리조트에서 공연 중이다. 이 공연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우선 ‘하이퍼 파사드’라는 용어에 익숙해져야 한다. 다양한 구조물 표면을 입체적으로 스캐닝해 영상을 제작하는 기법이다.
좀 더 이해하기 쉽게 설명하자면 이렇다. ‘더 블루’는 다른 공연과 달리 무대가 두 개다. 하나는 배우들이 춤을 추고 연기하는 통상의 야외무대다. 또 다른 무대는 영랑호리조트 건물이다. 무슨 소리냐고? 말 그대로다. 76m 높이의 고층건물인 리조트 벽면이 통째로 무대라는 얘기다.
다시 한 번 강조하지만 리조트 벽면은 ‘무대’다. 그저 영상을 투사하기 위한 ‘스크린’이 아니다. 객실 창문, 발코니까지 다 무대가 된다. 하이퍼 파사드 기법 덕에 리조트 건물은 무너졌다가 순식간에 세워지는가 하면, 블루(용)가 용트림을 하며 솟구칠 때 나사못처럼 배배 꼬이기도 한다. 활활 불타오르고, 구멍이 나고, 녹아내린다.
홍록기가 DJ를 맡는 2부 애프터 쇼도 ‘덤’이라고 하기엔 미안할 정도로 재밌고 흥겹다. 운이 좋으면 초대가수로 등장한 K-POP 스타들을 만날 수도 있다.
이왕 ‘휴가여행용 공연’을 소개하는 참이니 팁 하나 드린다. 공연장인 영랑호리조트에서 차로 10분 정도 나가면 동명항이 나온다. 동명항은 튀김골목으로 유명하다. 새우, 오징어튀김도 좋지만 평소 맛보기 힘든 도루묵튀김과 깻잎튀김은 꼭 먹어볼 것. 공연이 끝나고 만원짜리 한 장 들고 가면 푸짐한 ‘떨이’의 행운도 누릴 수 있다.
속초 | 양형모 기자 ranb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