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복 70년/한국의 장수 브랜드 10]<2>유한양행 ‘안티푸라민’
녹색 철제 케이스에 들어 있는 연고 형태의 안티푸라민 초기 제품(왼쪽). 세월이 흐르면서 안티푸라민 연고는 로션 및 스프레이 형태 등으로 변화를 거듭해 지금에 이르렀다. 유한양행 제공
○ 한국의 대표적 소염진통제
안티푸라민이란 이름은 어떻게 만들어진 것일까. 안티푸라민이란 제품명을 처음 제안한 인물에 대한 기록은 현재 남아 있지 않다. 하지만 제품명이 담고 있는 뜻은 지금도 쉽게 유추해 볼 수 있다. ‘반대’라는 뜻의 영어 접두사 안티(anti)에 ‘불태우다, 염증을 일으키다’는 뜻의 영어 단어 인플레임(inflame)을 합쳐 발음하기 좋게 바꾼 것. 즉 ‘항염증제’ ‘진통소염제’라는 뜻이다.
안티푸라민의 주성분은 멘톨, 캄파, 살리실산메틸 등이다. 안티푸라민을 몸에 바른 후 우리의 후각과 촉각이 진동하는 이유가 바로 이 성분들 때문이다. 이 성분들은 소염진통 작용, 혈관확장 작용, 가려움증 개선 작용 등을 한다. 근육통 말고도 벌레 물린 곳에 안티푸라민을 발라도 진정되는 이유가 바로 이 때문이다. 일반 소비자에게는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바셀린 성분까지 함유돼 있어 보습효과도 함께 얻을 수 있다.
○ 안티푸라민의 변화는 현재진행형
안티푸라민 하면 떠오르는 것 중 하나가 녹색 철제 캔에 그려진 간호사의 모습이다. 이 간호사는 안티푸라민의 디자인이 몇 차례 변경되는 동안에도 안티푸라민의 상징처럼 케이스에 새겨져 있다. 하지만 이 간호사도 처음부터 그려져 있던 것은 아니었다. 1961년 케이스 디자인을 변경하면서 간호사를 안티푸라민 케이스에 그려 넣은 것. 간호사는 창업자인 고 유일한 박사의 막내 여동생인 고 유순한 여사를 모델로 했다는 설이 있다. 유 여사는 한국 최초로 국제적십자사에서 주는 플로렌스 나이팅게일 기장을 받기도 했다. 간호사 그림이 들어가면서 안티푸라민은 가정상비약으로서의 이미지가 더욱 강화됐다.
백연상 기자 bae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