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복 70년/남북, 마음의 장벽을 넘다] 남북 단어 알아맞히기 게임… 참가자들 “언어 이질성 충격적”
“저게 뭐야? 하하하! 패스.”
남북 단어 알아맞히기 게임에서 북한어 ‘뿌무개’를 본 남한 출신 이아영 씨(24·여)는 크게 웃었다. 8일 남북 출신 참가자들이 짝을 이룬 게임에서 이 씨가 북한 출신 운송 씨(21)에게 단어 뜻을 설명하는 자리였다.
‘튀기 눈기 쓸림 모습갈이 기름밥….’
북한 출신 백춘숙 씨(48·여)에게 북한어를 설명해야 하는 남한 출신 한상옥 씨(61·여)의 사정도 비슷했다. ‘안슬프다 다님표 발쪽찜 동약….’ 연신 “통과!”를 외쳤다. “우리 팀은 그만두겠습니다. 호호호. 식은땀이 다 나네.”
다음엔 10명의 참가자가 5명씩 팀을 나눠 남북 언어가 섞인 문장을 전하는 게임.
“야들개와 낙지를…이게 도대체 뭐야?”
이아영 씨가 당황한 표정으로 외쳤다. 정답 문장은 ‘말린 명태와 다리 8개인 낙지를 주면서 밑도 끝도 없이 요리를 해달라고 한다.’ 운송 씨가 ‘야덜 개’라고 발음하자 알아듣지 못한 것.
윤완준 기자 zeitung@donga.com
정답: 뿌무개=분무기, 튀기=튀김, 눈기=눈치, 쓸림=마찰, 모습갈이=동물의 변태, 기름밥=볶음밥, 안슬프다=안쓰럽다, 다님표=운행표, 발쪽찜=족발찜, 동약=한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