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비드 조나단 린튼 변호사
이는 또한 일제가 우리 민족의 정체성을 말소하는 데 실패한 지 70주년이 된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한다. 우리 선조들의 사명감과 희생이 없었다면 대한민국과 우리 민족은 오늘날의 세계를 이끄는 한 축이 아닌 역사책 모퉁이에 글로만 존재하게 되었을 것이다.
나는 서양인의 외모, 하얀 피부 색깔, 밝은 머리색, 깊은 눈매에도 불구하고 자랑스러운 한국인이다. 나의 선조는 대한민국의 독립을 위해 헌신하셨고 그 덕분에 나는 한국 국적을 취득할 수 있었다.
한국인이 된 지 얼마 안 된 내가 광복절의 의미에 대해 글을 쓰는 것이 공자 앞에서 ‘문자 쓰는 격’이라고 생각하실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하루가 다르게 빠르게 변화하는 요즈음, 우리가 오늘날의 삶을 영위할 수 있도록 해 준 우리 선조들의 희생과 노고를 잊지 않기 위해 우리는 더 각별한 노력을 해야 한다고 생각했고, 하얀 피부의 한국인으로부터 이러한 당연한 말을 듣는 것이 어쩌면 새롭게 그 의미를 되새길 수 있는 기회라고 생각했다.
개종을 한 사람들은 그 종교에 대해 가장 열정적인 지지자가 된다고 한다. 그런 맥락에서 나는 귀화한 한국인으로서, 대한민국과 대한민국 국민을 위하는 가장 열정적인 지지자가 되고자 마음먹었다.
나는 두 가지 길을 통해 대한민국의 열렬한 지지자로 거듭나고자 한다. 이번 광복절처럼 중요한 국경일의 의미를 되새기는 것이 그 첫 번째 길이다. 나는 지난 반 년 동안 서울시 광복 70주년 시민위원회의 일원으로 봉사하며 가능한 한 많은 사람들에게 이 뜻 깊은 행사의 의미를 알릴 수 있도록 노력해 왔다. 이는 나 자신에게도 많은 배움과 교훈을 주었다.
두 번째 길은 대한민국 미래의 튼튼한 토대를 마련하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다. 한국의 대기업들은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고 짧은 시간 내에 시장 선도자로 발돋움하며 전 세계를 여러 차례 놀라게 한 바 있다. 하지만 내 소견으로는 대한민국의 장기적인 성장을 위해서는 대기업뿐만 아니라 중소기업과 스타트업들 또한 발전할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져야 한다.
또한 귀화한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각종 규제 개선을 위한 토론에도 목소리를 보태고 싶다.
나는 광복이라는 말이 퍽 아름답다고 생각한다. 빛, 명예, 문화 등 다양한 뜻이 있는 ‘빛(광)’을 되찾는 것, 광복의 한자 의미이다.
올해 8월은 나에게 개인적인 ‘광복절’이기도 하다. 선조들이 독립에 일조한 덕택에 국적법에 따라 대한민국 국민이 된 지 1년이 되기 때문이다. 제 선조께서 몸 바쳐서 되찾고 지키려 했던 그 아름다운 나라의 명예와 문화가 5대를 거쳐 내게 다시 돌아온 것이다. 독립유공자의 후손으로서 이만한 영예가 또 어디 있을까? 이렇게 감사한 국적법 덕분에 나의 여동생도 이번에 대한민국 국적을 얻게 된다.
이 자리를 빌려 독립유공자들의 희생을 잊지 않고, 후손들이 빛을 찾아 대한민국으로 오게 해 준 대한민국과 대한민국 국민께 깊은 감사를 드린다. 그리고 나와 모든 대한민국 국민이 되찾은 빛을 앞으로도 영원히 기억할 수 있기를 기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