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포항 선수들이 15일 포항 스틸야드에서 열린 전북전 후반 44분 김승대의 추가골이 터지자 한데 모여 기뻐하고 있다. 포항은 ‘절대 1강’ 전북을 3-0으로 완파하고 3위로 올라섰다. 사진제공|한국프로축구연맹
MF조합 신진호-황지수-손준호, 전북 압도
황선홍 감독 “중원의 콤팩트한 수비 좋았다”
후반투입 김승대 쐐기골 교체카드도 효과적
포항이 대어를 낚았다. 15일 선두 전북(승점 53)과의 ‘현대오일뱅크 K리그 클래식 2015’ 25라운드 홈경기에서 3-0의 완승을 거뒀다. ‘1강’ 전북에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를 잘 보여준 한판이었다. 막강 화력의 전북을 상대로 전혀 밀리지 않았다. 라인 전체를 내리는 일방적인 수비로 지루함을 준 것도 아니었다. 당당히 맞서서 승점 3을 따내며 정규리그 3위(11승7무7패·승점 40)로 도약했다. 내용과 결과를 모두 챙겼다. 포항은 어떻게 전북을 잡았을까.
● 되찾은 포항 축구
그러나 양날의 검이었다. 포항 황선홍 감독은 항상 아쉬웠다. 마지막 방점을 찍을 골게터가 있다면 한 걸음 더 도약할 수 있다고 봤다. 올 시즌이 그랬다. 미드필더 모리츠와 공격수 티아고, 라자르 등 용병 3명을 영입했다. 그러나 2% 부족했다. 선은 굵어졌지만, 공수 연계와 마무리는 오히려 부실해졌다. 포항만의 특화된 중원 움직임도 약화됐다.
실망스러운 전반기를 마친 포항의 후반기 미션은 ‘팀 컬러 되찾기’였다. 2015동아시안컵 휴식기를 이용해 경기도 가평에서 구슬땀을 흘리며 조직력 극대화에 초점을 맞췄다. 혼란스러워했던 용병들도 팀이 추구하는 방향을 확실히 읽었다. 어떻게 해야 포항이 가장 강해질 수 있는지 모두가 해답을 찾아가는 시간이었다. 황 감독은 “전반기에는 뭔가 어수선했다. 선수단도 많이 바뀌면서 기존의 색채를 잃어버린 탓이 컸다. 늦은 감이 있지만 지금이라도 ‘포항 축구’가 되살아나 다행”이라며 밝게 웃었다.
● 의도한 변화
솔직히 변화의 ‘첫 술’에 배가 부르지는 않았다. 24라운드 인천 원정에서 2-0으로 이겼지만 만족할 수 없었다. 진짜 시험대는 전북전이었다. 황선홍 감독은 “후반기 레이스 전체를 가늠할 승부처”라며 의미를 부여했다.
교체카드도 대성공이었다. 모두 통했다. 동아시안컵에서 맹위를 떨친 김승대는 후반 15분 투입 이후 전북 진영을 파고들더니 후반 44분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지친 최재수 대신 나선 수비수 김대호까지 헤딩 추가골(후반 47분)을 성공시켰다. 황 감독은 “중원의 콤팩트한 수비가 좋았다. (김)승대는 선발 투입을 고려했지만, 전북의 성향을 볼 때 모두가 지칠 후반 투입이 더 효과적일 것으로 봤다”고 설명했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