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환 노사정위원장 일문일답
김대환 노사정위원장이 16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본보와의 인터뷰에서 “이제 한국노총의 선택만 남았다”며 “4월 협상 때 거의 다 합의가 됐기 때문에 노사정 대표들이 조금만 더 머리를 맞대면 대타협이 가능하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양회성 기자 yohan@donga.com
특히 김 위원장은 쟁점인 일반해고, 취업규칙 변경에 대해서도 “노동개혁의 핵심이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고, 정부가 제시한 비정규직 기간 연장안(2년→4년)도 미봉책이라고 잘라 말했다. 노동계가 민감하게 받아들이는 네 가지 쟁점에 대해 자신이 동원할 수 있는 카드를 모두 내놓은 셈이다. 다음은 일문일답.
―노동계는 공공부문 임금피크제도 노사정 협상을 통해 추진해야 한다고 하는데….
김 위원장이 밝힌 ‘원 포인트 협상’이란 공공기관 임금피크제를 노동시장 개혁과 연계하지 않고 따로 떼어내 협의하겠다는 것을 뜻한다. 노사정위 내에 별도의 협의체를 설치해 노동계와 정부가 직접 협상할 수 있는 창구를 열어주겠다는 의도다.
―한국노총은 일반해고, 취업규칙 변경 문제를 협상 의제에서 제외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사전에 조건부로 대화를 재개하는 건 적절하지 않다. 일단 대화의 테이블에 올려놓고, 심도 있게 같이 검토하고 절충점을 찾자고 김동만 한국노총 위원장에게 제안했다. 이런 과정을 통해서도 해결점이나 절충점을 충분히 찾을 수 있다. 김 위원장도 노사정위에서 논의를 재개하는 것이 가장 현실적이고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
―의제에 포함시키되 장기 과제로 돌리자는 의견도 있다.
―정부는 대타협이 안 되면 지침으로라도 두 사안을 추진하겠다고 한다.
“노동시장 개혁의 일부일 뿐 핵심이 아니다. (정부가) 부분적인 이슈를 가장 중요한 것처럼 해서 불필요한 갈등을 증폭시키고 있다. 해고는 근로자에게 큰 고통이다. 이런 수량적 유연화보다는 임금체계 개편, 전환배치 등 기능적 유연화에 더 집중해야 한다. 특히 노동시장 유연화는 사회안전망 확충과 궤를 같이해야 한다. 정부의 태도도 이중적이다. (우리가) 자신들의 영역을 침해하고 있다고 생각하면서도 한편으로는 우리가 해결해주길 바란다. 정부도 노사정위가 협치(協治·거버넌스)의 중요한 기반이라는 것을 인정하고 존중해야 한다.”
―비정규직 고용기간 연장 여부도 쟁점이 될 수 있는데….
“임시방편적이고 미봉책이다. 이명박 정부 때 제기된 ‘100만 해고설’도 실제 시장에서 나타난 건 다르지 않았나. 4월 협상 때도 이 부분은 (추진하지 않기로) 정리가 됐다. 정규직 대 비정규직의 구도가 아니라 경제 여건을 복합적으로 고려한 근본 해결책이 필요하다.”
“큰 흐름을 리뷰해 보자. 정부가 비정규직 기간 연장을 주장했을 때 어떻게 조정이 됐나. 우리가 정부를 설득해 노사정이 같이 논의하도록 했다. 자기편을 확실히 안 들어주면 남의 편이라고 생각하는데 적어도 노사정 협상은 그런 수준을 좀 벗어나야 하지 않겠나.”
―대타협 중재안은 어떻게 제시할 것인가.
“노사정 대표들이 합의해서 내게 중재안을 내달라고 요청하면 내겠다. 일단은 논의 자체를 활성화하고, 논의를 정리하는 역할에 집중하겠다.”
이에 따라 노사정(勞使政) 협상 재개는 결국 한국노총의 결단만이 남게 됐다. 그러나 금속노련 등 내부 강경파들이 협상 복귀 여부를 결정할 18일 중앙집행위원회를 무산시키는 것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져 물리적 충돌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유성열 기자 ryu@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