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노믹스 ‘마지막 골든타임’ 2부] [‘창조경제’ 현장을 가다]<7>KT 경기혁신센터
7일 경기 성남시 분당구 대왕판교로 경기창조경제혁신센터에 입주한 스타트업 ‘공감’ 직원들이 자체 개발한 ‘주택자동평가모형(AVM)’을 띄워 놓은 컴퓨터 앞에 서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경기센터는 스타트업 보육 기능뿐만 아니라 글로벌 진출을 돕기 위해 영국 캐터펄트, 프랑스 오렌지팹 등 해외 창업보육 회사들과 제휴를 맺고 있다. KT 제공
경기센터 내 19.83m²(약 6평) 남짓의 스타트업을 위한 입주공간에 들어서자 이번에는 창업 열기로 뜨거웠다. 좁은 공간에 옹기종기 모여 앉은 벤처기업인 6명이 꿈을 구체화하고 있었다. 주인공은 스타트업 ‘공감’. 이들은 시세정보를 쉽게 알아볼 수 있는 아파트뿐만 아니라 단독주택, 빌라 등의 시세까지 손쉽게 평가할 수 있도록 ‘주택자동평가모형(AVM)’을 개발해 실시간 주택가격 정보 서비스를 선보일 계획이다.
공감 직원 모두는 유·무형 자산을 평가하는 감정평가사 자격을 가진 인재들이다. 전 직장에서 혼자 쓸 법한 크기의 사무실을 나눠 쓰고 있어 불편할 법도 했지만 표정은 하나같이 밝았다. 경기센터가 제공하는 입주공간과 멘토링이 창업의 꿈을 현실로 바꿔줬기 때문이다.
공감은 AVM 정보와 KT ‘네트워크’를 결합해 ‘e-모기지 정보 공유 플랫폼’을 만들어 사업화하는 꿈을 갖고 있다. AVM을 통해 산출되는 담보가치를 기준으로 대출 수요자가 원하는 최적의 대출 공급자(최저금리를 제공하는 금융사)를 찾아주는 방식으로 수익모델을 창출한다는 계획이다.
○ 원스톱 업무처리로 핀테크 스타트업에 동기부여
하루는 한 스타트업 직원이 농담 삼아 “커피머신이 한 대 있었으면 좋겠다”고 답했다. 경기센터 1층에 커피숍이 있지만 조그만 비용도 아쉬운 스타트업 입장에서는 매일같이 접하는 커피 한잔 값이 상대적으로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었다.
며칠 뒤 경기센터 키친 룸에는 깜짝 선물처럼 커피머신 한 대가 진열됐다. 어디서든 볼 수 있는 흔한 기계처럼 보이지만 스타트업에 ‘꾸준한 관심’을 가지는 상담지원센터만의 사연이 담겨 있는 것이다.
맹 대표는 “스타트업 입장에서 만나기 어려운 금융 당국자, 은행 임직원을 경기센터가 소개해 주니 절약되는 시간을 그만큼 연구개발에 쏟을 수 있다”며 “스타트업이 마케팅, 영업을 위해 개별 업체들을 쫓아다닐 필요 없이 기업체가 먼저 찾아오게 만드는 것이 경기센터의 매력”이라고 말했다.
○ 스타트업의 글로벌 진출 허브(Hub)로 발돋움
경기센터는 벤처·중소기업의 글로벌 진출을 돕는 허브 역할을 하기 위해 영국 캐터펄트, 스페인 와이라, 프랑스 오렌지팹, 미국 ERA 등 해외 창업보육 회사들과 제휴를 맺고 있다.
스타트업 애니랙티브는 경기센터의 글로벌 허브 전략에 따라 지원을 받은 대표적인 업체다. 이 회사는 TV 모니터, 프로젝트 스크린, 발광다이오드(LED) 칠판에 판서를 하면 그 내용이 학생 PC나 스마트폰에 자동 저장되는 ‘전자칠판’ 사업을 하고 있다.
경기센터는 앞으로도 벤처 및 중소기업을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 국제전자제품박람회(CES) 등 해외유명 산업 전시회에 참여시켜 해외 마케팅, 판로 개척 기회를 제공할 예정이다. 또 실리콘밸리 벤처캐피털을 대상으로 한국 스타트업을 소개하는 현지 데모데이를 열거나 해외 투자자를 국내로 초청해 투자박람회를 개최할 계획이다.
임덕래 경기센터장은 “지금까지는 인력, 시스템을 구축하기 위한 준비 단계였다면 앞으로는 도약의 시간”이라며 “지속적인 협력과 제휴를 통해 벤처 및 중소기업의 글로벌 진출을 지원하는 ‘글로벌 베이스캠프’ 역할을 수행하겠다”고 말했다.
성남=신무경 기자 fighter@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