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목상권 살리는 나들가게]<1>소상공인 자립기반 마련
중소기업청이 2010년부터 골목슈퍼 육성책으로 펼쳐 온 나들가게 사업에 소상공인들이 참여하면 시설 리모델링 지원과 함께 각종 경영교육이 제공된다.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 제공
대전 서구 가장동에서 슈퍼마켓인 ‘베스트25’를 운영하는 안장훈 씨. 대형 슈퍼마켓의 골목 진출과 소비 심리 위축으로 지역의 골목상권은 얼어붙었지만 안 씨가 운영하는 점포는 꾸준히 이익이 늘고 있다.
자영업에 뛰어든 안 씨 역시 처음에는 대기업이 운영하는 체인형 편의점으로 사업을 시작했다. 하지만 개점 3년이 지나면 최저 수입을 보장하지 않는 계약조건 때문에 사업은 점차 어려워졌다.
이 즈음 안 씨는 중소기업청의 골목슈퍼 지원사업인 나들가게 프로그램을 신청했다. 그는 2010년 ‘나들가게 가장점’으로 새로 개점하고 지난해에는 사후관리 프로그램도 신청해 세세한 운영 노하우를 전수받았다. 그 결과 하루 고객은 개점 이전보다 59%가 늘어난 350명, 일평균 매출도 33%가 는 120만 원이 됐다.
○ 리모델링에서 사후관리까지
나들가게 사업은 중기청이 2009년 10월 비상경제대책회의에서 중소소매업의 유통혁신 방안의 일환으로 보고하면서 구체화됐다. 당시 대형 할인마트와 대기업슈퍼마켓(SSM)의 진출로 전통시장과 지역의 소상공인들은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었다.
중기청은 동네 슈퍼를 육성한다는 취지에 따라 2010년부터 본격적으로 나들가게 육성 지원사업을 시작했다. 나들가게는 ‘내 집 가까이에 있고 정이 있어 나들이하듯 드나들 수 있는 골목슈퍼’라는 뜻으로 이름이 정해졌다. 나들가게로 선정되면 간판 교체 등 시설을 리모델링해주고 상품도 재배열하도록 도와준다. 또 판매시점정보관리(POS) 단말기를 설치해 경영관리가 쉽도록 지원한다. 1억 원 한도의 저금리 융자도 지원했다. 첫 사업연도인 2010년에 2302개가 생겨난 나들가게는 2012년까지 약 1만 개가 문을 열었다. 2013년부터는 나들가게의 신규 지정을 줄이면서 기존 업체에 대한 사후관리를 진행 중이다.
○ 매출은 늘고 폐업률은 떨어지고
경북 안동의 나들가게인 A상점과 동네슈퍼인 B상점. 두 상점은 모두 같은 상권에서 비슷한 크기로 슈퍼마켓을 운영하지만 방문객과 매출은 차이가 크다. 나들가게와 동네슈퍼의 일평균 방문객은 각각 65명과 35명. 월평균 매출액 역시 A나들가게가 650만 원인 데 반해 B동네슈퍼는 300만 원이다. A상점이 나들가게로 전환하기 이전에 B상점과 큰 차이가 없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나들가게 사업의 효과를 알 수 있다.
나들가게 개점을 원하는 소상공인은 온라인(www.nadle.kr)으로 신청을 하거나 전국소상공인지원센터를 방문하면 된다. 현재는 사후관리 위주로 사업이 진행되고 있어 간판 교체나 내부시설 리모델링의 지원은 받을 수 없다. 하지만 역량 강화 교육이나 상품 공급사 활용, 컨설팅 지원 등의 서비스는 제공된다.
정세진 기자 mint4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