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朴대통령 “생물무기-사이버공격 등 신형 위협 대비해야”

입력 | 2015-08-18 03:00:00

[北 DMZ 도발 이후]
“지뢰, 장병 살상 기도한 군사도발”… 을지연습 첫날 대북억지력 강조
김정은 ‘저비용-고강도 도발’ 노려, 해커부대 집중육성… 南의 11배




박근혜 대통령은 17일 청와대 영상회의실에서 열린 을지 국무회의에서 “생물무기에 의한 테러와 집단 감염병, 사이버 공격과 같은 새로운 양상의 위협에도 대비할 수 있도록 실전적이고 내실 있는 훈련을 실시해 주기 바란다”고 강조했다.

북한이 4일 비무장지대(DMZ) 지뢰 도발을 벌이는 등 도발 유형이 새롭게 바뀌고 있는 데다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 사태까지 겪었던 상황을 반영한 것. 보건복지부 장옥주 차관은 정부세종청사 국무회의실에서 생물무기 테러나 집단 감염병 발생 시 정부 대응책을 박 대통령에게 영상으로 보고했다.

국무회의에서 박 대통령은 북한의 지뢰 도발에 대해 “불법적으로 군사분계선을 침범해서 우리 장병에게 살상을 기도한 명백한 군사 도발”이라며 “적대적 태도와 도발 위협이 지속되는 한 강력한 대북 억지력을 갖춰야 한다”고 말했다. 국무위원들에게는 “중상을 입은 김정원 하사와 하재헌 하사의 쾌유를 기원하며 부상 장병들의 명예 고양과 치료를 포함해서 국가가 모든 것을 책임지고 조치해 달라”고 지시했다.

○ 북, 6800여 명의 사이버 전력 보유

박 대통령은 북한이 저지를 수 있는 추가 도발 형태로 생화학무기와 사이버테러를 지목했다. 생화학무기와 사이버전은 핵, 미사일과 함께 북한의 대표적인 비대칭전력으로 꼽힌다. 생화학무기 규모는 수십 년간 큰 변화가 없지만 사이버전은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의 지시 아래 집중적인 투자가 이뤄지고 있다. 정보화시대에 상대적으로 적은 비용으로 큰 피해를 일으킬 수 있는 효용성 때문이다.

국방부에 따르면 북한 사이버전의 컨트롤타워는 노동당 국방위원회 직속의 정찰총국이다. 사이버전 인력은 해커 1700여 명, 지원조직 5100여 명 등 총 6800여 명이다. 지난해 10월 국정감사 때 국군사이버사령부가 북한의 사이버전 인력이 5900명이라고 발표한 것을 감안하면 그새 전문 인력이 900명이나 늘어난 셈. 2012년 8월에는 김정은 지시로 전략사이버사령부까지 창설했다.

국방백서에 따르면 북한이 현재 보유한 화학무기는 2500∼5000여 t. 5000t의 화학무기는 서울 면적의 4배인 2500km²를 오염시킬 수 있는 양이다. 이 화학무기를 모두 화학탄으로 만들면 최대 125만 발까지 제조할 수 있다. 또 생물학무기는 탄저균 천연두 페스트 등 13종을 자체적으로 배양하고 생산할 수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 합참 작전과 신설, 한미 생물방어 공조 강화

군 당국은 북한의 사이버테러에 대응하기 위해 합동참모본부에 올 1월 사이버작전과를 만들어 사이버 작전을 총괄하고 있다. 국방부 직할 부대인 국군사이버사령부는 인력 규모를 현 600여 명에서 1000여 명으로 늘리고 2016년까지 예산 717억 원을 들여 사이버사 신청사를 만들 예정이다.

북한의 생화학무기에 대비해 우리 군은 미군과 함께 2011년부터 매년 ‘한미 연합 생물방어연습’을 실시하고 있다. 국방부 관계자는 “주한미군의 생물학전 대응 프로그램인 ‘주피터(JUPITR)’를 비롯한 방어 프로그램의 운용도 미군과 협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 북한군도 동부 해안가에서 대남 방송

북한군도 이날부터 11년 만에 확성기 방송을 재개했다. 우리 군이 DMZ 지뢰 도발에 따른 보복 조치로 전방지역에 설치된 10여 개 모든 대북 확성기에서 방송을 실시하자 대응에 나선 것이다.

한국군이 2개 지역에서 대북 방송을 재개한 10일에는 북한군 방송이 없었다. 15일 전 지역으로 대북 확성기 방송을 확대하자 이틀 뒤 동부전선의 해안가 2, 3개 지역에서 북한 체제를 선전하는 대남 방송을 시작했다. 합참 관계자는 “북한군의 방송 재개는 대남 심리전보다는 우리 군의 확성기 방송을 동해안 휴양지의 북한 상류층이나 북한군이 듣지 못하게 하기 위한 조치로 보인다”고 밝혔다.

박민혁 mhpark@donga.com·정성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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