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복 70년][광복 100년의 미래/오피니언 리더 70명 설문] 분야별 제언<2>경제
전직 기획재정부(재정경제부 등 포함) 장관과 현직 민관 경제연구소장 등 한국 경제의 오피니언 리더들은 성장의 천장에 부딪힌 경제구조를 대대적으로 수술하면 한국이 2045년 세계 경제의 주도권을 쥘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강대국의 틈바구니에서 고전하는 한국이 ‘샌드위치 경제’의 한계를 극복하고 스스로 성장모델을 만들어 글로벌 경제발전을 이끄는 리더가 될 수 있다고 본 것이다. 다만 정부의 강력한 리더십과 돌파력으로 기업하기 좋은 환경을 만들고 기업가 정신을 높여야 한다는 전제가 깔려있다.
경제 분야 오피니언 리더 10명 중 6명은 30년 뒤 경제 목표로 ‘세계 8대 경제 강국으로의 도약’으로 설정하라고 권고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올해 한국의 명목 국내총생산(GDP) 규모를 1조4351억 달러로 추정하면서 세계 순위가 캐나다에 이어 11위에 이를 것으로 예상했다. 10위권 내 국가 중 이탈리아, 브라질 등 일부 국가가 재정위기를 겪고 있고 산업 경쟁력도 제자리걸음을 하는 점을 감안하면 한국이 30년 뒤 세계 8위 경제권에 진입할 가능성이 적지 않은 셈이다. 이와 관련해 박재완 전 기획재정부 장관은 “통일을 이뤄 남북한 경제의 시너지를 극대화할 경우 경제적 도약을 이룰 수 있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전문가 10명 중 4명은 경제순위를 높이는 것 못지않게 ‘성장모델을 창조해 발전을 선도하는 경제’라는 목표에 큰 의미를 부여했다. 전통산업 부문에서 비슷한 제품을 싸고 빠르게 만드는 ‘추적자’로는 살아남기 힘들다는 현실을 받아들여 다른 나라가 미처 생각하지 못한 기술과 서비스로 시장을 주도해야 한다는 것이다. 김도훈 산업연구원장은 “내수산업 육성이 중요하지만 한국경제의 규모를 감안할 때 국내에만 의존해서는 한계가 있고 지속적으로 새로운 산업을 창출해 세계시장을 공략해야 한다”고 말했다.
○ 빨간불 켜진 잠재성장률
한국은행과 민간 경제연구소들은 잠재성장률이 지난해까지 3%대 중반 수준을 유지하다가 최근 3%대 초반이나 2%대 후반 수준으로 하락한 것으로 보고 있다. 강봉균 전 재정경제부 장관은 저출산 고령화에 따른 노동 공급 부족을 잠재성장률 하락의 원인으로 지목했다. 박형수 한국조세재정연구원장은 “신사업이나 기술개발에 대한 투자 부진으로 생산성이 하락했다”고 분석했다.
노동력 부족과 생산성 부진 등이 겹치면서 최근 한국 경제가 부진한 반면 일본 경제는 회복세를 보이면서 “일본은 날고 있는데 한국은 기고 있다”는 우려가 나오기도 한다. 이와 관련해 경제 전문가 10명 중 4명은 한국의 ‘근혜노믹스’가 일본의 ‘아베노믹스’에 비해 리더십과 돌파력이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한일 양국의 단기 정책 자체에는 큰 차이가 없지만 긴 안목으로 이해 당사자를 설득해 구조조정에 드라이브를 거는 추진력 측면에서 한국이 성과를 내지 못했다는 시각이다.
○ “치열한 개혁으로 성장토대 구축”
한국 경제의 중장기 과제를 묻는 질문에 오피니언 리더들이 제시한 공통 키워드는 ‘개혁’이었다. 규제 개혁으로 기업가정신을 고취하는 한편 노동, 교육 등 4대 부문 구조개혁으로 성장잠재력을 키워야 한다는 점을 여러 차례 강조했다.
윤증현 전 기재부 장관은 “이번 정권에서 구조개혁 등 모든 과제를 다 처리하지 못하더라도 성장잠재력 회복을 위한 토대만이라도 만들어 놔야 한다”고 말했다.
세종=김철중 tnf@donga.com·홍수용 / 주애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