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알라룸푸르서 할랄식품 박람회
14일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에서 열린 K푸드 페어 행사장에서 아젤리아 파라미타 씨(30)가 한국 토종인 원황배를 맛보고 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제공
14일 오전(현지 시간)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의 미드밸리 메가몰. ‘K푸드 페어’의 음료수 시식 코너를 찾은 마난 마노 씨(41)의 첫 질문이었다. 할랄은 ‘허용된 것’이라는 의미의 아랍어로 이슬람 율법에 따라 생산된 재료로 만든 음식을 일컫는다. 유통 사업가인 마노 씨는 “사과식초 음료가 맛있어 보인다”며 관련 팸플릿을 챙겼다.
농림축산식품부와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가 세계 각국을 돌면서 열고 있는 한국 음식 축제인 K푸드 페어가 13∼16일 말레이시아에서 열렸다. 이번 행사는 올해 처음으로 열린 K푸드 페어로, 할랄 인증을 받은 식품이 큰 주목을 받았다. 말레이시아는 인구 3000만 명 중 60%가 무슬림으로 인도네시아에 이어 세계에서 두 번째로 큰 할랄 시장을 형성하고 있다.
말레이시아는 자국을 ‘할랄 허브’로 만들기 위해 정부 기관인 이슬람개발부(JAKIM)의 공식 인증을 거친 제품만 할랄 식품으로 인정하고 있다. 한국은 한국이슬람교중앙회(KMF)의 할랄 인증이 2년 전부터 JAKIM 인증과 동등한 것으로 인정돼 수출 전망이 밝다. JAKIM 측은 “한국 음식을 먹고 싶지만 선뜻 소비하지 못하는 무슬림이 많다. 한국산 딸기, 단감 등이 할랄 인증을 받는다면 더 인기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에 열린 K푸드 페어를 찾은 말레이시아인은 약 10만 명. 케이팝과 한국 드라마 덕분에 한국 음식에 대한 관심도 어느 때보다 높았다. 하지만 이를 실제 성과로 이어가려면 현지 맞춤형 마케팅을 강화해야 한다는 의견이 많다. 현지의 한국 식품 유통업체인 KMT 관계자는 “할랄 인증은 운전면허와 비슷하다고 보면 된다”며 “면허만 있다고 운전을 잘할 수 있는 것이 아니듯 무슬림과 그들의 사회를 잘 이해해야 할랄 인증이 훨씬 유용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쿠알라룸푸르=김민 기자 kimmi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