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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열-재고관리 꼼꼼한 조언… “가게가 달라졌네”

입력 | 2015-08-20 03:00:00

[골목상권 살리는 나들가게]<2>전문가들이 운영비법 전수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의 위탁 업체 직원이 12일 부산 북구의 한 나들가게에 방문해 위생 점검을 하고 있다.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 제공

나들가게 활력지원단의 전창수 수도권팀장(54)은 지난달 초부터 이달 14일까지 경기 군포시의 한 아파트 단지 내 상가에 위치한 나들가게 A 슈퍼를 다섯 차례 방문해 경영 컨설팅을 했다. 올해 출범한 활력지원단은 유통 전문가 2명과 우수 점주 1명이 한 조가 돼 경영에 어려움을 겪는 나들가게를 최대 다섯 차례 방문하고, 경영 노하우를 알려주는 사업이다.

전 팀장은 우선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의 상권정보시스템을 이용해 A 슈퍼 주변의 상권을 분석했다. 유동 인구가 별로 없어 거주자를 중심으로 영업해야 하는 만큼, 손님 수를 늘리기보다는 손님 1명이 지출하는 금액을 늘리는 데 주력해야 했다. 그런데 매장에 가 보니 바닥에도 상품이 쌓여 있는 등 손님의 동선이 편리하지 않았다. 음료나 술은 매장 바깥에 비치돼 있었고, 실내 진열대에는 제과류와 잡화류가 여기저기 섞여 진열돼 있었다.

전 팀장은 점주에게 제품 진열을 바꿀 것을 조언했다. 음료와 술은 모두 매장 내부 냉장고에 비치하고, 다른 상품까지 덩달아 구매하는 ‘연관 매출 효과’가 적은 아이스크림이나 행사 상품을 외부에 놓도록 했다. 매장 내부 66.1m²(약 20평) 공간에는 진열대에 식품과 잡화를 비치하는 구역을 나누고, 함께 구매할 가능성이 높은 제품을 함께 배치하게 했다. 전 팀장은 “컨설팅을 받은 뒤 나들가게 손님들이 ‘가게 확장했느냐’라고 묻는 등 좋은 반응을 보였다고 들었다”고 말했다.

중소기업청과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은 활력지원단을 통해 지난달부터 A 슈퍼를 비롯한 나들가게 25곳에 컨설팅을 지원했다. 경영 부진으로 어려움을 겪는 매장이 전문가의 조언을 얻어 매출을 끌어올리고 더 많은 손님을 유치하도록 하기 위해서다. 이와 별도로 점주들이 경영 기법과 서비스 기술을 높일 수 있도록 ‘나들가게 점주 역량 강화 교육’도 제공하고 있다.

나들가게가 다른 동네 슈퍼에 비해 폐업률이 낮고 매출액이 높은 이유는 이처럼 지속적으로 경영에 대한 사후 관리를 해 왔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있다. 정부는 2013, 2014년엔 나들가게에 ‘전담 매니저’ 등을 통해, 올해엔 활력지원단을 통해 경영 컨설팅을 해 왔다. 올해엔 지원이 필요한 점포에 △위생 점검(685곳) △해충 방제(800곳) △포스(POS·판매시점정보관리) 교육(326곳) △재고 관리(400곳) 등의 서비스도 제공하고 있다.

최신 트렌드를 반영해 운영 시스템을 현대식으로 바꿀 수 있도록 돕는 것도 또 다른 강점이다. 정부는 2010∼2012년 나들가게에 간판 교체와 포스 설치, 정책 자금 융자 등을 지원한 데 이어, 지난해부터 포스 교육을 실시하며 경영 개선을 지원해 왔다. 나들가게의 포스 프로그램은 판매와 재고 등 마트 운영 전반을 관리할 수 있는 전자 시스템으로 △판매 등록 △반품 등록 △재고 관리 △영업 관리 △직원 근태 관리 등 다양한 용도로 활용할 수 있다.

나들가게는 포스 시스템으로 수집된 점포의 상품 판매 정보를 점포 경영에 활용할 수 있는 ‘PDS 분석 서비스’도 이용할 수 있다. 자신이 운영하는 점포의 경영 성과를 17개 항목으로 볼 수 있고 여건이 비슷한 다른 점포의 정보를 얻어 비교해 보는 것도 가능하다. 유통채널별 상품 판매 추이 정보, 농수산물 도매가 정보 등 대내외 환경 정보도 제공받을 수 있다.

슈퍼 점주들은 무엇보다도 상품을 저렴하게 공급받아야 경영 성과를 올릴 수 있다. 정부는 이를 위해 나들가게 공식 상품 공급사를 발굴해 총 8곳을 운영하고 있다. 이곳을 이용하면 공급사별 판매 상품 가격 비교를 통해 가장 저렴한 제품을 주문해 배송받을 수 있고, 다양한 프로모션 혜택도 얻을 수 있다.

이샘물 기자 eve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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