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황재균에게는 “야구를 열심히 하지 않는 선수”라는 꼬리표가 따라붙는다. 그러나 그는 올해 일찌감치 커리어 하이를 넘어섰고, 부족한 모습을 채우기 위해 스스로를 채찍질하고 있다. 실력으로 인정받겠다는 각오다.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열심히 하지 않는 선수 꼬리표’ 억울
시즌 홈런·타점 이미 커리어하이 경신
롯데 황재균(28)은 야구 욕심이 많다. 연속경기출장 기록을 이어가고 있는 것도 좀더 많은 경기를 뛰고 싶은 마음에서 비롯됐다. 야구를 대하는 태도도 진지하고, 승부욕 역시 강하다.
야구를 조금이라도 더 잘하기 위해 노력도 많이 한다. 올 시즌을 준비하면서 장타를 늘리기 위해 몸을 크게 키우는 ‘벌크업’에 도전했고, 전반기에 비해 후반기 성적이 떨어지자 자신의 경기 영상을 쉼 없이 찾아보며 문제점을 찾는 데 몰두해 있다.
그러나 이런 황재균에게 꼬리표처럼 따라다니는 말이 ‘야구를 열심히 하지 않는 선수’다. 키 183cm에 몸무게 98kg의 남부러울 것 없는 신체조건에 주전 3루수로 꾸준히 뛰고 있지만, 지난 시즌 이전까지 크게 두각을 드러내지 못한 까닭이다.
실제로 황재균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실력’ 하나로 편견을 깨고 있다. 지난해 128경기에서 타율 0.321에 12홈런 76타점을 올리더니 올해는 ‘커리어 하이’를 향하고 있다. 한 시즌 개인최다홈런(24개)과 타점(78개)은 아직 경기가 많이 남아있는 상황에서 이미 경신했다.
물론 황재균은 여전히 목마르다. 그는 “올해 주변에서 나에게 성공적인 시즌을 보내고 있다고 평가하지만, 체중 90kg을 유지하면서 꾸준했던 지난해와 달리 올해는 꾸준하지 못해 실패한 시즌이라고 생각한다. 또 몸은 키운 뒤 이를 뒷받침할 체력이 갖춰지지 못했다는 느낌을 받았다”며 “나에게 중요한 건 보이는 숫자보다 좋은 타구를 만드는 것이다. 앞으로 만족할 만한 좋은 타구가 나오기 전까지는 쉬지 못할 것 같다”고 얘기했다.
사직 | 홍재현 기자 hong92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