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 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의 여주인공 천송이(전지현 분)는 실연의 아픔을 잊으려 술을 마신 뒤 다음 날 숙취 해소를 위해 냉장고의 디스펜서 버튼을 눌러 물을 받아 마신다. 냉수 마시고 속 차리는 데도 천송이는 달랐다. 탄산수를 뽑아 마셨으니까. 스타일에 민감한 시청자들이 이런 대목을 그냥 넘길 리 없다. 정수한 물을 탄산수로 만드는 기능을 갖춘 냉장고와 탄산수 자체에 대한 소비자들의 관심과 매출이 부쩍 높아졌단다.
▷탄산수의 거품이 톡톡 터지는 것 같은 상큼발랄한 이미지가 한국에 걸맞다고 한국관광공사는 판단했다. 2007년 한국 관광의 브랜드로 ‘Korea, Sparkling’을 정하고 그해 11월 미국 뉴욕에서 각국 외교사절들을 대상으로 한복 패션쇼, 비보이 공연, 한식 만찬 등 한류를 홍보하는 행사도 열었다. 하지만 탄산수 광고를 연상시키는 표현이 과연 한국을 알리는 데 적합한지를 놓고 논란이 적지 않았다. 작년 7월 ‘Imagine Your Korea’(상상하세요, 당신의 대한민국)라는 새 관광브랜드가 등장했다.
한기흥 논설위원 eligiu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