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톈진폭발’ 계기로 을지훈련에 포함
한반도 유사 상황에 대비해 진행되는 을지훈련에 ‘중국 톈진(天津) 폭발사고’ 같은 대형 화학물질 폭발 시나리오가 포함된다.
19일 환경부에 따르면 정부는 올해 을지훈련에 대규모 화학물질 창고를 노린 테러 공격을 상정해 대응하는 시나리오를 포함시키기로 결정했다. 전날 정부세종청사에서 진행된 을지훈련에서 정연만 환경부 차관은 “최근 톈진 폭발사고 같은 사고가 우리나라에서도 일어나지 말라는 법이 없다”며 “파장이 크고 피해가 걷잡을 수 없이 확산될 수 있기 때문에 이런 상황에 대비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고 참석자들이 전했다.
이에 따라 환경부와 국민안전처 등은 관련 내용의 검토와 함께 이를 훈련 내용에 추가하기 위한 제반 작업에 착수한 상태다. 대규모 화학단지가 들어선 울산과 전남 여수 등지의 화학물질 저장고 현황 파악, 안전시설 특별점검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산업단지 내 화학공장이 공격받았을 경우의 대응책도 매년 포함됐지만 화학물질 저장고를 겨냥한 공격 가능성이 포함된 것은 처음이다. 환경부 관계자는 “화학물질의 보관 지역은 관리 필요성이 상대적으로 떨어지는 사각지대에 놓여 있었던 게 사실”이라며 “톈진 폭발사고 후 이와 관련된 점검과 관리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들이 나왔다”고 전했다.
국내에서 화학물질을 사용하는 사업장(30인 이상 규모) 수는 3400여 곳. 이 업체들이 취급하는 주요 화학물질 228종의 총 규모는 1억6100만 t(2013년 말 기준)에 이른다. 이번에 중국에서 문제가 된 시안화나트륨은 물론이고 황산 불산 톨루엔 벤젠 포름알데히드 같은 유해물질들도 수백 t씩 창고에 저장돼 사용되고 있다.
이정은 기자 light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