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위안화 평가절하와 증시 폭락, 미국 금리인상과 같은 대외악재로 코스닥 시장이 연일 하락하면서 개미 투자자들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실적에 비해 고평가된 주식들을 중심으로 주가가 추가로 조정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20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코스닥은 11일 중국 정부의 위안화 평가절하 후 19일까지 10.2% 하락했다. 세계 주요 증시 중에서 가장 큰 하락세다. 같은 기간 코스피 지수는 3.2% 하락했다. 신흥국 가운데 경제 위기설이 도는 인도네시아(―5.6%)와 말레이시아(―4.3%), 중국과 경제적으로 밀접한 홍콩(―5.5%) 대만(―5.3%), 위기의 진원지인 중국 상하이종합지수(―3.4%)보다도 더 떨어졌다.
그동안 성장 기대감과 자금 유입으로 급등한 코스닥 시장이 중국 경기둔화 우려와 미국 금리인상 등의 대외악재의 충격을 버텨내지 못하는 모습이다. 중국 증시가 폭락하자 중국 수혜주로 거론되어 온 종목들이 직격탄을 맞았다. 중국 경기회복이 기대에 미치지 못할 것이라는 전망이 커지면서 화장품, 게임, 엔터테인먼트 등 중국소비재 관련 업종 실적이 나빠질 것이란 우려가 크다. 화장품 관련주인 산성엘앤에스(―43.41%), 코스온(―28.28%)를 비롯해 게임 종목 컴투스(―14.46%), 위메이드(―5.46%) 등이 하락했다.
코스닥 시장의 급락으로 개인투자자의 손실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코스닥 시장에서 개인투자자의 비중은 60~70% 수준이다. 최근 한 달간 개인투자자가 순매수한 상위 10개 종목 모두 마이너스 수익률을 보이고 있다. 반면 5~7월 1조2496억 원을 순매수하며 지수 상승을 이끌었던 기관투자가들은 이번 달에만 7899억 원을 순매도하고 있다. 19일 기관투자가들은 1628억 원어치의 코스닥 주식을 매도했다. 하루 코스닥시장 순매도액으로는 2000년 1월 이후 최대, 역대 세 번째 규모다.
전문가들은 고평가된 코스닥 종목들을 중심으로 주가가 추가 조정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내놓고 있다. 코스닥 지수가 625~650선까지 밀릴 수 있다는 것이다. 한요섭 KDB대우증권 연구원은 “코스닥 종목의 30%가 2분기(4~6월)에 적자를 냈다”며 “실적 대비 주가가 지나치게 높은 종목은 투자를 피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건혁 기자 gun@donga.com